부고 기사에는 ‘향년 61세’라는 글자가 박혔습니다. 참 아까운 연세입니다. 차 신부는 ‘가톨릭 신앙에 바탕한 자기계발서’라는 평을 듣는 『무지개 원리』라는 책으로 밀리언셀러 작가가 됐습니다. “가톨릭 신자의 집이라면 『무지개 원리』가 한 권은 책꽂이에 꽂혀 있다”고 회자될 정도였습니다. 정작 종교담당 기자로서 제가 놀랐던 지점은 밀리언셀러 책이 아니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수라고 불리는 대목에 대해 질문을 던질 때마다 차 신부는 깊이 있는 영성적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부고 기사를 쓰면서 그동안 여러 번의 인터뷰를 통해 차 신부가 던졌던 ‘차동엽의 답변’을 찬찬히 훑어봤습니다. 시차를 떠나 지금도 종교적 울림이 뚝뚝 떨어지는 대목이 곳곳에 있더군요. 한번은 차동엽 신부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신부님의 답변에는 깊은 묵상 끝에 길어 올리는 깨달음이 담겨 있습니다. 저술과 강연으로 바쁠 텐데 언제 묵상을 하십니까?” 차 신부의 답변은 뜻밖이었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차 신부는 성서 속 일화를 하나 꺼냈다.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가서 추수를 하라’고 말했다. 한 아들은 ‘네!’ 대답만 하고 추수를 하지 않았다. 다른 아들은 대답 없이 가서 추수를 했다. 예수님께서 물으셨다. ‘이 둘 중에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행했느냐?’” 예수의 물음은 지금도 계속된다고 했다. “‘너, 나를 믿느냐? 너, 나를 따르느냐?’ 우리는 이 물음에 ‘아멘!’하고 입술로만 대답한다. 그래서 ‘이름만 그리스도인, 무늬만 그리스도인’이 되고 만다. 예수님께서 기다리시는 건 입술을 통한 대답이 아니라 삶을 통한 대답이다. 그 구체적인 대답의 지침서가 바로 산상수훈의 팔복이다.”이제는 아무리 인터뷰 요청을 해도 답이 없으시겠네요. 사랑뿐인 하늘나라에서 차동엽 신부님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사람들은 자유의지로 스스로 선택해서 자기 마음대로 가장 큰 악마로 살고 싶어하고, 사람 자기 자신이 악마로 살 때 가장 행복하다.
진지하게 살아보면 좋은 말은 다 사기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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