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울하고 현실 저항적 음악 추구 헤르베르트 케겔. 1985년 도쿄 공연 녹음 음반 표지 언젠가 음대 교수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클래식 황제’ 운운하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 대한 찬양이 끝없이 이어지기에 지겨워져서, 그의 인공적이고 기름진 음악이 너무 싫어 아예 듣지 않는다고 했다가 형편없이 무식하다는 눈총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눈총이 너무나 아니꼬워서 헤르베르트 케겔의 지휘를 더 좋아한다고 했더니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고, 수많은 독일 지휘자 중 한 명일 테니 몰라도 무방하다는 식의 더 수상한 눈총을 받았다. 사실 우리나라에 나온 클래식 책에 케겔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소개된 음반도 거의 없다. 동독에서 활동하다가 독일 통일 직후인 1990년에 자살한 탓으로 우리나라 음악인들이 모르는 것도 당연할지 모른다. 특히 누구보다도 카라얀의 귀족주의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음악, 그의 배금주의적인 삶이나 현실주의적 가치관을 철두철미 비판한 사람이기에 더욱더 그럴지 모른다.
그가 지휘한 스트라빈스키의 과 에서 보는 야성미, 말러 곡에 대한 광기 서린 해석과 연주, 힌데미트의 관현악곡, 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 등의 열정적인 연주와 함께, 브루크너, 바그너의 을 지휘한 것도 좋아하지만 가장 즐겨 듣는 것은 역시 만년에 지휘한 베토벤의 곡들이다. 헤르베르트 케겔. 1972년 라이프치히 공연 실황 유튜브 갈무리 다른 작곡가의 작품을 지휘할 때에는 한없이 묻어나는 절망감이 상당히 옅어진 것이 나이를 먹어 원숙해진 탓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 특히 그 4악장에는 케겔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누군가는 그 연주를 현대의 운명적 병리현상을 음악으로 가장 완벽하게 표현했다고 상찬하기도 했다. 케겔의 은 숙명과도 같이 처절하여 행복 같은 것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다. 익살스럽고 분방해야 할 스케르초인 3악장도 처절하기는 마찬가지여서 광기마저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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