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 상승과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달 외식 물가가 전년보다 6.6% 올랐다. 약 2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여기에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이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식탁 물가 인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6% 올라 1998년 4월 이후 2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특히 39개 외식 품목이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갈비탕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죽, 햄버거, 생선회도 1년 전과 비교해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짜장면, 김밥, 짬뽕, 치킨 라면, 설렁탕, 떡볶이, 칼국수, 돈가스도 큰 폭으로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4%를 밑도는 외식 품목은 삼계탕, 구내식당 식사비, 맥주, 해물찜, 소주, 기타 음료 등 6개 품목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이 7.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제주와 서울은 각각 6.3%, 6.2% 상승률을 보였다. 외식 물가 상승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원자재 가격·배달료 상승 영향으로 풀이된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사람들이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배달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소비가 이전되는 측면이 있다”며 “수요 회복과 원가 상승이 외식물가 상승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은 외식 물가를 조사할 때 배달 비중이 높은 매장에 대해서는 배달료를 음식 가격에 포함해 조사한다.
전세계적으로 식량 가격도 치솟고 있다. 지난달 유엔식량농업기구 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2.6% 상승한 159.3를 기록하면서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모든 품목의 가격지수가 오른 가운데 특히 곡물과 유지류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식량 가격 오름세는 앞으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국제 곡물가격은 통상 3~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데 원재료 값이 오르면 빵이나 라면, 우유 등 국내 식품가격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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