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인터뷰하다 보면 딴소리가 휙 나가요. 막아주세요. 허허. 뭐부터 말씀드릴까요. ‘우상’은….” 감미로운 음성으로 인사와 함께 운을 뗀 영화 이야기가 10분 가까이 독백처럼 이어졌다. 배우 한석규 얘기다. 주연을 맡은 새 영화 ‘우상’의 개봉을 앞둔 그는 하고픈 말이 많아 보였다. “2년 됐죠. 이수진 감독한테 시나리오 받은 게. 한 문장, 한 문장 아주 치밀해요. 정곡을 찔린 듯한 느낌이었어요.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가 영화 상영 안 하고 관객한테 시나리오만 보여줘도 괜찮다, 그럴 만큼 글이 좋았는데 그 이후로 이런 완성도는 오랜만이었죠.” 한석규를 이번 영화에 가장 먼저 캐스팅한 이수진 감독은 그를 두고 "가느다랗고 긴 침 같다.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유연하고 부드럽게, 들어온 연기로 영화의 맥락을 짚어낸다"고 했다. [사진 CGV아트하우스]그가 연기한 구명회는 청렴한 이미지로 차기 도지사 유력주자로 신망받는 도의원.
영화는 올해 초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되며 주목받았지만 국내 공개 후 평가는 엇갈린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몰입도 높은 연출은 돋보이는 반면 중식 아들의 지체 장애, 예상을 뛰어넘는 련화의 정체 등이 다소 느닷없이 뒤엉키는 통에 중반 이후의 전개가 불필요하게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서울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동상을 훼손하는 등 주제를 너무 직설적으로 드러낸 장면들도 오히려 본질이 흐려진단 인상도 준다. 구명회는 배우 한석규의 친근한 이미지로 출발해, 전혀 보지 못한 얼굴로 나아간다. "톤이 높지도, 떠 있지도, 그렇다고 너무 아닌 것도 아닌 적절한 인물을, 생생하게 만들어내는 일이 내내 스트레스였다"고 한석규는 말했다. [사진 CGV아트하우스]“창작자 입장에선 얘기할 가치가 있는 이야기인가가 가장 중요하죠. 최근에 민식이 형님이랑 그랬거든요. ‘우리는, 농사꾼들은 정성 다해 농사를 지을 뿐이다. 그다음은 모르겠다.’ 소중한 현장이었어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초로 꼽히는 ‘쉬리’까지 90년대 흥행 스타로 군림하다 2000년대 들어 부침을 겪을 때도 그를 지탱한 것은 김대우 감독의 ‘음란서생’, 원신연 감독의 ‘구타유발자들’ 등 당시 신인 감독들과의 작업이었다. 사극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소탈한 세종대왕 역할로 다시 대중의 인기를 얻은 후에도 영화에선 색다른 방향을 모색해왔다. 올해는 최민식과 ‘쉬리’ 이후 20년 만에 만난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로 또 다른 세종대왕 연기에 도전한다. “연기를 오래 한 배우들은 최고 장단점이 같아요. 대중한테 익숙해진다는 것이죠. 제가 영화를 한 지 올해로 벌써 25년이니까요.” 그가 트레이드마크인 안경을 가만히 벗어 닦으며 말을 이었다. “젊었을 땐 제가 주체적으로 뭔가를 한다, 거기에만 정신이 팔렸어요. 사는 데도 자신감 넘치고, 연기자로서도 아주 맹렬하게 다 할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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