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발발한 그날, 운명을 바꾼 경찰서장의 전화 한 통

"왜 이렇게 전활 늦게 받아."

오창지서와 사석지서는 관내 보도연맹원들을 2차로 소집시켰다. 마을 소임의 징 치는 소리에 마침 모내기를 하고 있던 중신리 주민들은 허리를 폈다. 그 소리는 보도연맹원들 모이라는 소리였다. 사석지서에서는 각 마을별로 보도연맹원들만 소집한 것이 아니라 국군의 방공호를 파야 한다며 마을 청년 모두를 사석지서 앞으로 모이게 했다. 진천면 상계리 신순철은 사석지서 김재옥, 나세찬 순경이 마을로 와 '아군을 위해 방공호를 파야 하니 청년들과 삽과 괭이를 들로 지서로 오라'고 해서 동네 사람 30여 명과 함께 지서로 향했다. 사석지서 옆 방앗간에 구금되었던 진천면 보도연맹원 70~100명은 다음 날인 1950년 7월 9일 GMC트럭 3대에 실려 오창으로 이송돼 양곡창고에 구금됐다. 이 과정에서 눈치껏 달아날 수도 있었던 진천면 문봉리 박원종은 오창으로의 이송 과정에 순순히 응했다. '내가 죄지은 것도 없는데 왜 도망가나'라는 순진한 생각이었다. 그의 아들 박찬영의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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