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22대의 전기차가 잠실의 고층 아파트 앞을 '광속'으로 달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인상적이었다.심장을 울리는 내연기관 경주차의 '뱃고동 소리'는 없었지만, 전기차 머신 '젠2'의 최대 출력 250㎾ 모터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전자음'이 기분 좋게 귀를 자극했다. 홍해인 기자=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일대에서 열린 '2022 하나은행 서울 E-프리' 15라운드 예선에서 관람객들이 트랙을 도는 경주차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서울 E-프리는 세계 최고 전기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E 월드챔피언십의 올 시즌 마지막 대회로 이틀간 15, 16라운드 경기가 펼쳐진다. 시즌 챔피언이 서울에서 결정된다. 2022.8.12 hihong@yna.co.kr먼저 펜스를 받은 차량 아래로 뒤따르던 차량이 파고드는 아찔한 상황도 펼쳐졌다.팬 투표로 받는 '팬 부스트', 특정 구간에서 쓸 수 있는 '어택 모드' 등, 마치 비디오게임의 '아이템'을 연상케 하는 부스트 모드도 팬들의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다.하지만 이 모든 매력을 주최 측의 홍보 부족 등으로 많은 팬이 즐기지 못한 점은 크게 아쉬운 부분이다. 김도훈 기자=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일대에서 열린 '2022 하나은행 서울 E-프리' 15라운드 본경기에서 재규어 TCS 레이싱의 미치 에번스가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대회 SNS 홍보 활동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달 중순 들어서였다.
한국에서 레이싱이라는 종목이 가진 위상을 고려하면 티켓 가격도 너무 비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싼 3층 티켓이 9만9천원, 1·2층 프라임석 티켓은 19만9천원이었다. 가장 비싼 '로열 핑크'석은 50만원이나 했다.다만, 결승 때 경기장의 관중은 아무리 많게 봐도 수천 명 수준으로 보였다.추월이 이뤄지기 좋은 구간이나 최고 속도가 나는 구간에 관중석이 설치됐다면 팬들에게 더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었을 터다. 김도훈 기자=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일대에서 열린 '2022 하나은행 서울 E-프리' 15라운드 본경기 입상자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2위를 차지한 마힌드라 레이싱의 올리버 롤랜드, 1위를 차지한 재규어 TCS 레이싱의 미치 에번스, 3위를 차지한 로킷 벤추리 레이싱의 루카스 디 그라시. 2022.8.13 superdoo82@yna.co.kr도레이, 삼성전자 등이 홍보 부스를 설치했는데 내용이 레이싱과 큰 관련은 없어 보였고, 팬들의 관심도도 미지근했다.넷플릭스의 포뮬러원 다큐멘터리를 보고 레이싱 마니아가 됐다는 회사원 김모씨는"볼거리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일부러 일찍 왔는데 알맹이가 없었다. 홍보가 제대로 안 됐는지 관중들이 적은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다음 시즌 서울 대회는 잠실이 아닌 광화문광장으로 옮겨 여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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