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소식이 이어지던 어느 늦은 밤, 절친한 활동가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꽤 긴급한 모양이었다. 이스라엘의 식민지배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의 고통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하마스 때문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할 수 없다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냐는 질문이었다. “이스라엘도 나쁘지만 팔레스타인도 나쁘다”는 양비론을 마주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평화와 인권이라는 가치 앞에서는 둘 다 잘못이라는 것이다.
1948년 땅을 빼앗긴 채 강제 이주를 당한 이후로 가자지구의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 얼마 전 가자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겨 수술을 앞둔 환자들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보도가 있었다. 일단 병원들이 자체 발전기를 돌릴 수 있겠지만 그 연료도 며칠 뒤면 바닥난다고. 가자지구 전체가 암흑에 빠져 이제는 모든 민간인의 생존이 위태롭다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우리는 왜 묻지 않을까. 전시 상황에 물, 가스, 전기가 없는 것은 당연해서? 전쟁 중에 발전소를 돌릴 수는 없을 테니까? 그래서 가자지구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 최소한의 의식주도, 이동의 자유도, 언어와 문화를 지킬 자유도, 직업 선택의 자유도,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갈 자유도. 당신은 이런 삶을 수십년간 버틸 수 있겠는가? 오늘 태어난 내 아이가 기약 없이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면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까?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식민 통치자의 변덕과 보복에 좌지우지되는 삶은 어떤 삶인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비상사태에 태어나, 평생을 비상사태로 살다가, 그렇게 비상사태를 맞아 죽는다. 이렇게 지옥이 일상이 되고, 위기가 영원이 되는 데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강자의 편에 서는 자들의 공모, 그것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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