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지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보름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온몸으로 갈등이 밀려왔다. 나물을 해? 말아? 나물이라면 껌뻑 죽는 우리 딸이 있으면 모를까, 캐나다인 남편에게는 그냥 한식 중의 하나일 뿐인 나물을 굳이 뻗쳐가며 해야 하나 싶은 마음에 게으름이 밀려 올라왔다.
남편에게 말했더니 당연히 하리라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남편이 원하는 바는, 내가 캐나다 와서 그와 결혼해서 살지만, 그렇다고 한국에서 하던 것들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결국 갈등하다가 장 보러 가기 전에 집안을 뒤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 비비고 방에서 나오면, 벌써 나물과 오곡밥 다 지어놓으시고, 부스스한 우리에게 오곡밥을 퍼주시던 어머니가 생각난다. 나물을 가짓수 맞춰서 꼭 만들던 것은 결국 어머니한테 온 것인데, 나중에 우리 딸도 이렇게 해 먹으려나? 그건 잘 모르겠다. 뭐가 제일 맛있냐는 말에, 하나를 딱 집어내지는 못했지만, 고유의 맛으로 각각 다 맛있다고 말했다. 오곡밥도 정말 속이 든든하다며 한 그릇을 다 먹었다. 사실 서양인들이 먹기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찰진 음식인데, 그래도 퍼준 밥을 남김없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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