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생활을 하던 대학 시절. 우연히 TV를 보다 케이블 채널에서 제이미 올리버 요리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여러 지인들을 불러 모아 놓고 자신이 만든 요리를 대접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었다.
당연히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일단 구하기 힘든 식재료가 한둘이 아니었다. 때는 2010년이었고, '페타치즈'나 '생 바질', '베이비 루꼴라' 같은 식재료가 우리 동네 마트에 있을 리 없었다. 설령 구한다 해도 그 비싼 재료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결국 한국의 식재료를 대체품 삼아 그의 요리들을 이따금씩 흉내내곤 했다. 그로부터 장장 10년. 강산이 한 번 바뀌었다는 말로는 지금의 변화를 설명하기 부족하다. 이제는 지구 저편의 식재료인 펜넬이나 물소 치즈, 양갈비도 앱으로 주문만 하면 다음날 새벽에 집 앞까지 배송해 주는 세상이 됐으니까. 개인적으로는 넉넉하진 않지만 아내에게 저녁밥을 만들어 줄 정도의 수입도 생겼다. 새로 도전하지 아니할 이유가 없었다. 제이미 올리버가 외쳤던"러블리!"를 나도 같이 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접살림을 꾸리면서 내가 제일 먼저 사기 시작한 건 생활용품이 아니라 조미료와 소스 그리고 향신료였다. 음식을 뚝딱뚝딱 만드는 데 필요한 초기비용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중국에서 온 산초기름, 일본에서 온 가쓰오부시, 베트남에서 온 피시소스가 차곡차곡 집에 배송됐다.
한두 달 만들다 보면 '사먹는 것보다 나은데?' 싶은 요리들도 슬슬 생기기 시작한다. 한 걸음만 더 들어가 찾아보면 각국에서 쓰이는 이른바 '국민 조미료'들을 발견하기 마련이고, 그것만 잘 사용해도 현지의 맛을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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