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피에타’를 본 사람 중 감탄하지 않은 이들은 없을 것 같습니다. 성모 마리아가 죽은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슬퍼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이죠. 대리석에 인체와 옷 주름을 섬세하고 정교하게 표현한 아름다운 작품입니다.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이 작품에는 비통함이 묻어나옵니다. 그래서인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보고 탄성을 지른 사람들이 많다면, 케테의 ‘피에타’를 보고 눈물을 흘린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미켈란젤로가 성모 마리아를 절제된 모습으로 표현해 경건함과 숭고미를 극대화했다면, 케테는 너무나 인간적인 방식으로 아들을 떠나보낸 슬픔을 보여줬습니다. 등이 굽은 늙은 여성이 아들을 품 안에 안은 채 울음을 삼키는 듯한 모습으로 말이죠.
케테는 1867년 프로이센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 예술적 소질에 두각을 보이자, 케테의 부모는 그가 열네 살 때부터 미술을 배우고 베를린과 뮌헨의 여자예술학교에서 공부하도록 지원합니다. 케테는 1891년 카를 콜비츠와 결혼하면서 베를린 북부로 이주합니다. 카를은 그곳의 의료보험조합 소속 의사로 무료 진료소에서 일했습니다. 카를과 함께 하며 케테는 도시 노동자의 고통과 불행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죽음’에선 직조공 가족의 아기가 죽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가난한 부모는 어린아이에게 먹을 것도, 약도 제대로 주지 못했습니다. 사자의 팔이 가냘픈 아기의 목을 조르며 생명을 앗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를 지켜보는 아이의 아버지는 뒷짐을 지고 망연히 서 있습니다. 옆에 있는 어머니는 깊은 수렁에 빠진 채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죽은 아이의 몸뚱이를 붙잡고 있습니다. 아이의 몸에 얼굴을 파묻고 슬퍼하는 모습입니다. 눈과 입술, 숨결을 총동원해 이미 육체에서 떠나간 생명을 다시 불러들이려고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나의 페터야. 나는 계속 너의 뜻에 충실하련다. 너의 뜻이 무엇이었던가를 잊지 않고 지켜가겠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나의 조국을 사랑하는 것이리라. 네가 너의 방식으로 사랑했듯이 나는 내 방식으로 그렇게 사랑할 것이다. 나의 페터야, 제발 내 곁에 머물러다오. 나를 도와다오. 나에게 모습을 보여다오.’ ‘부모’ 조각은 전쟁 후 남겨진 부모의 비극을 보여줍니다. 케테는 남편 카를과 자신의 체격과 얼굴 특징을 기반으로 이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아들을 잃은 부모가 무릎을 꿇은 채 슬퍼하고 있습니다.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표정뿐만 아니라 몸까지 굳어 있습니다. 어머니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고 있네요. 케테의 그 어떤 작품보다 개인적이고 자전적인데요, 동시에 전쟁을 겪은 집단의 보편적인 경험이 담겨있습니다.
‘전쟁’ 연작 판화도 제작했습니다. 이 연작에는 아들을 잃은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케테는 “이 판화들은 전 세계로 보내져야 한다”며 “우리가 말할 수 없이 힘든 시기에 겪었던 전쟁의 본질을 모두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사자’ 라는 제목의 이 작품 속 여성은 통곡하며 얼굴을 감싸고 있습니다. 남편 또는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으로 보입니다. 곁에 있는 아이들은 놀란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큰 아이는 동생을 달래며 어머니를 쳐다보고 있죠. 처절한 순간이 극적으로 표현돼 있습니다.케테는 1932년 여름 제국의회 선거에서 나치에 대항하는 통일전선을 결성하도록 촉구하는 호소문 작성에 동참했습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소설가 하인리히 만과 남편 카를도 같이 서명하죠. 이들은 나치가 집권하면 개인적, 정치적 자유를 잃을 것을 경고했습니다. 이듬해 케테는 아돌프 히틀러에 반대하는 글에도 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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