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무 기자 chm@vop.co.kr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당시인 2021년 12월 29일 오후 경북 울진군 신한울원자력 발전소 3,4호기 부지에서 원전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12.29 ⓒ뉴스1
전력 수요 예측의 적정성 논란이 제기된다. 지난 10차 전기본에서는 전력 수요가 연평균 1.5%씩 증가해, 2036년 예측치가 118GW였다. 해당 증가 추세를 적용하면, 2038년 전력 수요는 2년간 3.6GW 늘어난 121.6GW 수준이다. 11차 전기본에서는 11.3GW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수요 예측 격차가 7.7GW에 달한다. 원전 7기의 연간 발전량에 맞먹는 규모다.실무안을 보면, 먼저 경제성장, 기후, 산업, 인구 전망 등을 반영하는 계량 모형을 통해 전력 수요 증가 추세를 예측했다. 이후 계량 모형으로 예측한 추세를 넘어서는 추가 수요를 잡았다. 추가 수요에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투자 급증이 예상되는 반도체 산업의 수요, 인공지능 확산으로 늘어날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포함됐다는 게 위원회 설명이다. 실무안에 언급된 추가 수요 근거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전부다. 예측치에 대한 적정성 평가가 불가능하다.
실무안에는 위기감이 보이지 않는다. 위원회는 태양광과 풍력 설비 용량이 2022년 23GW에서 2030년 72GW로 확대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합의한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원전을 둘러싼 지속된 안전성 경고가 다시 터져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미 26개의 원전이 가동하고 있어 사고 위험과 대책 없는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 문제가 있다”며 “모든 노후 원전을 수명연장해 가동하고 신규 원전을 더 늘린다면 위험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석 전문위원은 “이미 국내 수도권은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전력밀도, 즉 송전선로가 더 이상 들어서기 어려울 정도로 밀집돼 있어 송전선로 간 간섭 현상과 대형 정전 위험을 안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지역 민원을 넘어서는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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