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시간은 결코 뒤로 돌아서는 법이 없다. 이미 지나온 길에는 미련 따위 없다는 듯 항상 앞만 바라보고 걷는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람은 다르다. 잠시 멈추는 법도 없이 나아가기만 하는 시간 위에 놓여 있지만 우리는 종종 뒤를 돌아보곤 한다. 고개를 돌려 어깨너머로 시선이 닿는 탓인지 그저 흘러가는 시간 위에 놓여있기만 하는 탓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어쨌든 사람은 자신이 지나온 길을 가끔 생각하고 떠올린다. 추억, 기억 혹은 미련과 같은 단어들이 그 자리에 놓여있다.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자리는 텁텁하고 쓰라린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런 행위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기도 한다.
영화 은 사랑이라는 감정 위에 놓여 있는 두 사람의 거리와 감정에 대한 이야기다. 사소한 이야기조차 금방 퍼질 만큼 작은 회사 안에서 서로 말도 한번 나눠본 적 없던 두 사람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모습이 극의 중심에 있다. 여기에 하나의 레이어가 더 놓인다. 그 과정에서 점차 드러나는 두 사람 각자의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이다. 지나온 시간에 두고 온 석우와 영애의 이야기는 이 영화가 바라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소재다. 누군가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할 때 생기는 어떤 사소한 궁금증과 개인적인 사정과 배경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영화는 두 사람의 과거를 통해 이어내고자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각자의 유실물로 치환되어 극 중 MP3의 상징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연결고리가 된다. 큰사진보기 ▲ 영화 스틸컷 ⓒ 영화사 진진 영화를 들여다볼 때 인물이 놓인 자리를 자세히 관찰하면 의외의 것들을 얻게 될 때가 있다. 이 영화의 경우에는 석우와 영애다.
유실물은 누군가 잃어버린 물건을 뜻하는 단어다. 어딘가 두고 가져가지 못했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흘렸거나, 심지어는 의도를 갖고 버리고 간 물건도 모두 여기에 속한다. 영화는 이 유실물의 속성을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과거 어떤 지점에 대한 기억과 미련의 지점에 연결시키고자 한다. 이 글의 처음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멈추는 법이 없는 시간과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장소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에 비추어 말이다. 그것이 자신의 의지에 의해 두고 온 것인지, 타인에 의해 망가진 것인지, 또는 도망쳐 온 것인지와 같은 이유에 대해서는 극 중 석우와 영애가 그렇듯 각자의 사정에 맡긴다. 영화 속 유실물은 그렇게 존재의 가치를 하나 더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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