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인천 남동구 늘솔길공원. 신승관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실 소속 최종환 연구원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최 연구원이 모종삽으로 낙엽을 치우자 나뭇잎과 나뭇가지가 잘 썩은 부엽토 특유의 흙내음이 코를 찔렀다. 일명 ‘ 러브버그 ’로 알려진 붉은등 우단털파리 가 알을 낳기 좋아하는 곳이다.
신 교수 연구팀은 이날 붉은등우단털파리 서식지 현장 조사를 벌였다. 조사 지점인 늘솔길공원과 서울 은평구·경기 고양시에 걸쳐 있는 봉산 일대를 살펴본 결과 러브버그 애벌레는 대부분 번데기가 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쯤 본격적인 ‘러브버그 대발생’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브버그는 2년 전쯤부터 수도권 일대 도심 등에 대거 나타났다. 일반적인 파리와 다르게 암수가 함께 붙어 다녀 러브버그로 불린다. 이들은 아파트 담벼락이나 베란다 방충망, 차량 보닛, 가게 쇼윈도 할 것 없이 빼곡하게 붙어 있는 것은 기본이고 시도 때도 없이 사람에게 달려들어 불만이 속출했다.
올해 러브버그 성체는 예년보다 이른 시기부터 관찰되기 시작했다. 시민과학플랫폼 ‘네이처링’ 기록을 보면 지난 2일 인천 부평구에서 첫 관찰 기록이 올라왔다. 지난 3일엔 용산어린이정원에서도 관찰 기록이 올라왔다. 지난해에 비해 열흘이나 빠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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