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금 아닌 연금으로 받을래요…퇴직연금 연금수령 10%로 껑충

녹색병원에서 진행하는 폐지수집노인 대상 새 리어카 제작 사업에 참여한 김설자 할머니가 13일 서울 중랑구 일대에서 폐지 수집 노동을 하고 있다. 이날 주운 폐지의 양은 약 24kg으로 1400원어치였다. 2023.11.13. 한수빈 기자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이 시작된 계좌 10개 중 1개가 연금으로 나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금 수령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지만 세제혜택 등에 힘입어 연금수령 수요가 점차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16일 발표한 2023년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를 보면,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이 시작된 계좌 중 연금수령 비중은 전년대비 3.3% 오른 10.4%였다.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연금수령 비중이 10%를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총 수급 금액 15조5000억원 중 절반에 육박하는 비중이 연금수령이었다.

2021년만 해도 계좌기준 4.3%, 금액기준 34.3%였던 연금수령이 지난해 껑충 뛴 것은 연금 수령시 적용되는 각종 세제혜택이 수령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영향으로 보인다.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면 퇴직금에 소득세가 최대 45%까지 부과될 수 있는 반면, 연금 수령 때는 소득세 세율이 3.3%~5.5% 에 불과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일 요인이 작용했다기 보다는 세액공제 한도가 늘고 세제혜택이 많이 알려지면서 증가하는 전반적 추세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한편,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전년 대비 13.8% 증가한 382조4000억원에 달했다. 모든 제도에서 적립금이 증가했는데, 특히 전년말 대비 증가액 비율 규모는 IRP 18.0조원, DC 15.5조원, DB 13.0조원 순으로 높았다. 이중 IRP는 세제혜택 확대, 퇴직급여 IRP 이전 등의 영향으로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수익률은 5.26%에 달했는데, 이는 2019년 2.25%, 2020년 2.58%, 지난해 0.02%로 곤두박질쳤던 데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증시 호황 등 시장환경이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가입자의 비용부담 수준을 나타내는 ‘총비용부담률’도 0.372%로 감소 추세가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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