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두 살의 나이에 로드FC 토너먼트에서 승리를 거둔 신동국은 현재 충주소방서 소방위로 근무 중인 15년 차 현역 소방관이다. 2017년 데뷔 후 늦깎이 격투기 스타로 떠오른 그를 동료들은 ‘수퍼 소방관’이라 부른다. [사진 로드FC]마흔두 살의 나이에 종합격투기 대회에서 화끈한 승리를 거둔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의 말이다. 신동국은 지난달 26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65 라이트급 토너먼트 리저브 매치에서 열다섯 살이나 어린 한상권을 맞아 1라운드 4분5초 만에 TKO승을 거뒀다. 신동국은 2연승을 달리며 종합격투기 전적 5승5패를 기록했다.
신동국은 15년 차 현역 소방관이다. 현재 충주소방서에서 소방위로 근무 중이다. 그는 2009년 ‘전국 소방왕 선발대회’ 체력 부문에서 우승했다. 그래서 동료들은 그를 ‘수퍼 소방관’이라고 부른다. 그의 배엔 복근이 선명하다. 신동국이 소방관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건 2006년 교통사고를 목격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아버지 차를 타고 고향인 충주 시내를 달리다 트럭 전복 사고를 목격했다. 신동국의 아버지는 즉시 차에서 내려 트럭으로 달려가 운전자를 구해냈다. 신동국은 이 모습을 차 안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그는 “끔찍한 사고 현장을 마주하고는 무서워서 몸이 얼어붙었다. 특전사 시절 이라크 파병까지 다녀와서 ‘나는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아버지 같은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때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구조 작업을 하는 모습을 봤다. 소방관들의 모습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소방관이 된 신동국은 첫날부터 무시무시한 압박감과 싸웠다. 신동국은 “사고 현장은 끔찍하다. 수십 구의 시신을 수습할 때도 있었다. 구조 활동을 펼치다 순직한 소방관도 많다. 젊은 소방관이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그래서 적잖은 소방관들이 PTSD를 겪는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그는 초심을 잃었다. 신동국은 “잇따라 승리를 거두자 내가 진짜 프로 파이터라도 된 줄 알고 기분이 붕 떠 있었다. ‘이기면 어떤 퍼포먼스를 할까, 어떻게 하면 멋있는 소감을 남길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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