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머리를 '대가리'라고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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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머리를 '대가리'라고 부를까? 대장간 우리말 대장장이 정진오 기자

대장간이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들의 삶에 필요한 갖가지 도구를 만드는 곳이었다면, 그 대장간은 아주 오래된 우리말의 곳간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가 농사를 짓기 시작하고, 쇠로 된 농기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대장간에서는 그것들을 제작했다. 대장간은 아주 오랜 세월 농민들이 쓰던 도구 이야기를 쌓아 놓은 곳간이다. 갯벌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 도구 또한 마찬가지다. 대장간에서 만들어내는 도구들이 다 그렇다.

'대장' 다음에 붙는 '-장이'의 사전적 풀이는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이다. 간판장이, 대장장이, 땜장이, 미장이, 양복장이, 옹기장이 등으로 쓴다. 한마디로 전문 지식과 기능을 가진 '기술자'라는 얘기다. ▲ 송종화 장인의 에 놓여 있는 모루. 요즘 대부분의 우리나라 대장간에서 쓰는 이런 형태의 모루는 양모루이다. 모루 위에 망치를 올려놓았다. 2022년 11월 1일. ⓒ 정진오 ▲ 메에도 종류가 달랐다. 앞메가 있고, 견메가 있었다. 겉모양이 다르기도 했고, 자루를 박아 넣는 구멍의 위치도 달랐다. 2023년 2월 7일, 송종화 장인이 자신이 예전에 쓰던 메를 들고 그 모양을 설명하고 있다. ⓒ 정진오

갖은 연장을 쓰지 않고 도끼 같은 큰 연장으로만 대충 건목쳐서 지은 집을 도끼집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건목은 마른나무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만들 때 제대로 다듬지 않고 거칠게 대강 만드는 일이나 그렇게 만든 물건을 말한다. 도끼목수, 도끼집이라니, 나무를 찍어낼 때 꼭 필요한 연장인 도끼 입장에서는 좀 서운할 수도 있겠다. 쇠로부터 퍼져나간 우리말이 무척 많다. 대장간에서 연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우쇠와 무쇠 같은 쇠붙이가 우선 필요하다. 옛날에는 쇠를 생철, 수철, 숙철 등으로 구분했다고 한다. 생철이나 수철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무쇠로 분류할 수 있다.

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인데, 다산의 지적대로라면 옳게 쓴 용례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이밖에도 부시를 가리켜 화철, 화도, 수금, 부수라고 쓰기도 했다. 성냥이라는 말은 '석유황'에서 왔다. 성냥개비의 머리 부분을 성냥골이라고 하는데, 이 성냥골의 원료를 석유황이라고 한다. 석유황을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성뉴황'이다. 성뉴황이 성냥의 어원이 되었다. ▲ 일본 다네가시마 우메키 쇼지 씨의 대장간에 있는 손풀무. 우리나라 대장간에서 예전에 쓰던 손풀무도 저런 모양이었다. 우메키 쇼지 씨는 전기 송풍기와 저 손풀무를 함께 갖춰 놓고 있었다. 2023년 5월 25일. ⓒ 정진오대장간은 승냥깐 이외에도 풀무깐, 불무깐, 불매깐, 벼름깐 등으로 불린다.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인 풀무도 아직 여러 곳의 지명으로 남아 있다. 불을 일으켜 쇠를 불리기 위해 바람을 불어넣는 풀무질 소리도 우리나라 여러 지역에서 전해지고 있다. 울산광역시의 '쇠부리 불매소리', '성냥간 불매소리'가 대표적이다.

우리의 풀 이름을 보면 쑥부쟁이와 비슷한 풀이 여럿 더 있다. 개쑥부쟁이, 가는쑥부쟁이, 부지깽이나물, 쑥부지깽이들이다. 아마도 잎을 떼어내고 부지깽이로 쓰기에 적당해서 그렇게 불렀는지도 모를 일이다. 위세 있는 양반네들이 말을 타고 여러 날 길을 떠날 때 준비물 중에는 편자가 꼭 있었다. 경마를 잡는 노비와 양반 자신이 먹을 양식이며, 말 양식, 그리고 편자가 필수 준비물이었다. 도중에 아는 집에서 양식과 함께 편자를 지원받기도 했다. 임진왜란 시기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하던 때, 그러니까 원균의 조선 수군이 칠천량해전에서 일본군에 대패하는 바람에 나라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해 있던 때, 장군의 일기에도 편자 박는 '다갈'이 등장한다. 1597년 7월 24일 자에는 ' 군량 2곡과 말먹이 콩 2곡, 다갈 7부를 가져 왔다'는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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