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의 장마, 기후위기가 지리산에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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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학교 탱자에서 에코페미니즘 세미나와 자본주의 세미나를 긴급히 기획했다. 시간을 들여 이 ‘사태’를 함께 파악하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방향을 생태적으로 바꾸는 일에 개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기후위기에도 산을 파헤치겠다니에코페미니즘 공부와 실천 잇는다 올해 여름, 억수 같은 비가 지붕을 날려버릴 듯한 바람과 함께 지리산 산골마을까지 들이닥쳐서는 좀처럼 떠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불어난 마을 천변은 당장이라도 넘쳐흐를 듯 짙은 황토색 물이 무섭게 넘실댔다. 대학에서 여성학 강의를 십여년 정도 해왔을 무렵 나는 지리산 자락의 한 시골마을에서 살기 시작했다. 내년 5월이 오면 귀촌생활 만 5년을 채우게 된다. 내겐 귀촌이 어린 시절에 소중했던 어느 한때의 추억으로 빚어진 귀소본능 같은 것이었던가도 싶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뒤 나는 외국으로 떠났다. 참담함을 뛰어넘어 더 이상 강의를 이어갈 힘도, 새로운 글을 쓸 의지도 생겨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겨울이 없는 나라에서 지내던 어느 날 웬일인지 꼬마 적 언니 오빠와 썰매를 타고 놀았던 개울 얼음 냄새가 희미하게 코끝을 스쳤고 그 순간 다시 결정을 해버렸다. 이제 남은 삶은 꽝꽝 언 싱싱한 얼음 냄새가 나는 곳에서 살자고.

지리산 품에서 사는 것을 실감나게 하는 날들이 있다. 기어이 지리산을 해치려는 이들 코로나19의 위협으로 사람들 발이 묶이고, 쌓이고 있던 피로감 위로 기후붕괴의 직격탄을 맞고 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러시아에서, 남미에서 일어난 산불은 그칠 줄 모르고 숲을 태우고, 그 숲에 깃들여 살아왔던 코알라가 불타 죽고, 캥거루가 불타 죽고 또다른 수많은 생명들이 불타 죽고 있는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도시문명의 혜택이라고는 원하지도 누리지도 않았던 아마존 열대림의 원주민들이 생태붕괴의 날벼락을 직격탄으로 맞고 심지어는 코로나에 감염되어 멸종 위기에 놓이고 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그리하여 기존 정규과정 참여자 일곱명에 스물네명의 세미나 식구가 새로 들어왔다. 마을에는 이미 여러 생태주의적 모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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