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고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경으로 서서 총을 들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미시간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총기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슬픔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켄터키주가 지역구인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은 4일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경으로 실내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매시 의원 본인을 포함한 남성 4명과 여성 3명은 모두 기관총과 반자동소총 등 총기를 들고 웃고 있었다. 메시 의원은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총알도 주세요”라는 글도 같이 올렸다. 5일 밤 현재 매시 의원의 게시물은 7만건 이상의 ‘좋아요’, 1만2000건 이상의 리트윗을 받았으며 5만건 이상의 댓글이 올라왔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매시 의원의 지역구는 공화당 성향이 매우 강하고, 매시 의원은 평소 모든 사람은 총기 소유의 권리를 신으로부터 부여받았다면서 각종 총기 규제를 강력히 비판해 왔다고 전했다.
특히 총기 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총기 규제를 주장하고 있는 이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미시간주 옥스퍼드 고교에서 15세 이선 크럼블리가 지난달 30일 반자동 권총을 난사해 4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 당한 직후라 비난의 강도가 더욱 거셌다. 2018년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에서 17명이 숨지는 최악의 총격 사건으로 딸 제이미를 잃은 프레드 구텐베르그는 딸의 사진 등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매시 의원에게, 우리는 가족 사진을 공유하기에 여기 우리 가족 사진도 올린다. 하나는 내가 마지막으로 찍은 제이미 사진이고, 하나는 파크랜드 고교 총격 사건으로 숨진 그 애가 묻혀 있는 곳이다”라고 적었다. 매시 의원의 인근 지역구 출신인 존 야무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모든 켄터키 사람들이 무감각한 멍청이는 아니라고 장담한다”면서 “ 비극적 사건 이후 총기 폭력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무감각하다고 공화당원들이 소리 쳤던 것을 기억한다”고 비판했다.
살상무기인 총을 모든 가족이 들고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는 것도 크리스마스의 의미와 취지에도 벗어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매시 의원 측은 미국 언론들의 문의에 일절 답하지 않고 있다. 미시간주 옥스퍼드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은 총기 규제 논의를 재점화시켰다. 특히 총격범인 크럼블리의 부모가 사실상 크리스마스 선물로 반자동 권총을 사서 아들에게 선물해줬고, 이선의 범행 징후가 뚜렷했음에도 학교 측의 예방 노력을 오히려 방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크럼블리는 15세 이지만 성인에 준해 살인과 테러리즘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그의 부모도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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