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영정엔 얼굴도 이름도 없었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 한 켠의 분향소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 사진 대신 얼굴의 실루엣만 있었고 그 아래에 익명의 이름 석자, 나이, 살던 동네와 장애 유형이 적혀 있었다. 딱 붙어 있는 모습은 마치 한 가족처럼 서로를 의지하는 듯했다.28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 설치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단체들은 23일 장애인 가정의 비극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설치했다. 석경민 기자
# “오래 버텼구나” 두 가족의 비극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족들에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면서도 “이해가 아예 안 되는 것도 아닌 일”이다. 발달장애 중학생 자녀를 둔 서모씨는 “저런 뉴스를 보면 ‘오래 버텼구나’라는 생각부터 든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선 '이영옥'의 쌍둥이 언니로 발달장애를 겪는 '이영희'가 등장한다. 영희의 등장 초반, 그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드라마 속 주변 인물들의 시선은 발달장애인 가정이 겪는 현실을 비교적 잘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들의 블루스' 영상 캡쳐 복지 제도와 정부 지원이 개선되고 있는데도 비극이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 김경양 서울시 장애인 의사소통권리 증진센터 센터장은 “결국 우리 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존중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장애인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식해야 한 가정의 극단적 선택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가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줘야 한다는 얘기다.“삶을 지탱할 수 없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처지’가 슬프다.” 분향소에 적힌 추모의 글에는 처지라는 단어에 작은 따옴표가 있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가족들이라면 이해하는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 표현이었다. 가족들은 그들의 ‘처지’를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고 책임질 의무가 오로지 한 가정에만 있는, 사회적 ‘돌봄의 부재’를 느끼는 삶”이라고 입을 모았다.
명복을 빕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yonhaptweet - 🏆 17.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hanitweet - 🏆 12.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JTBC_news - 🏆 3. / 6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Chosun - 🏆 22.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hanitweet - 🏆 12.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OhmyNews_Korea - 🏆 16.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