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서는 순간 아∼,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유리 통창 바깥으로 한강이 코앞에 펼쳐져 있었다. 마포대교와 건너편 여의도, 63빌딩과 국회의사당이 한눈에 들어왔다. 분명 서점이랬는데 실은 도서관에 가까웠다. 매대의 책을 가져와 자유롭게 볼 수 있었고, 음료수를 마시면서 읽어도 됐다. 책을 사지 않고 하루종일 공짜로 머무를 수도 있다. 평일엔 오후 10시, 주말은 오후 9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도대체 누가 이 금싸라기 같은 땅에서 이런 저부가가치 사업을 펼치고 있는 걸까.“독서는 사람 살리는 기술” 서울 마포동에서 이런 독특한 서점 ‘채그로’를 운영하는 사람은 옵티마성형외과 이안나 원장이다. 가슴성형, 표정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유명한 의사다. 10여 년 동안 역삼동에서 병원을 운영하다 2012년 이곳에 9층 건물을 지어 이전했고, 2019년 8, 9층을 서점으로 꾸몄다. 지금은 2, 3, 6층까지 서점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그래서 은퇴 후 하려고 마음먹었던 일을 앞당기기로 했다.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사람들에게 책을 쥐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었다. 도서관보다 덜 딱딱해 보이는 북카페 스타일 서점으로 컨셉트를 잡았다. 책 읽는 자리에 “뷰로 유인해보겠다”는 전략이었다.그는 책이 스승이 되고 친구가 돼줄 수 있다고 믿는다. 주변 가까운 친구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을 연이어 겪으며 이끌어낸 깨달음이다. “세상의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였던 친구들이었다. 너무 좋은 인품, 그 좋은 머리와 지혜….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건가. 그걸 가르쳐줄 인생의 스승을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 헤맸다.”그는 책에서 그 답을 찾았다. 어느 특정 책에 답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책을 읽는 행위 자체에서 위태로운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 그는 “독서는 라이프세이빙 스킬”이라면서 수영에 비유했다.책 읽기의 어떤 효용을 말하는 건가.
그는 한 번의 성공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마치 두발자전거 타기처럼 “아, 나 할 수 있네”를 깨닫는 순간을 몸이 기억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체험이기도 했다. “처음으로 1시간 40분 만에 책 한 권을 다 읽었던 날을 잊을 수 없다. 마음에 엄청난 안정감이 생겼다. 내가 말을 걸면 밤새도록 이야기해줄 지원군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 안정감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책을 통해 두 다리의 힘이 단단해진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도 튼튼해지지 않겠나.”‘채그로’는 ‘한강 뷰 명소’로 입소문이 많이 났다. 풍경에 끌려 찾아온 사람들을 ‘독서가능자’로 만드는 것이 그가 스스로 얹어준 과제다. “1년에 100권, 10년에 1000권, 30년에 3000권을 읽는 뿌리가 단단한 기둥들이 가득한 세상을 꿈꾼다”면서 ‘토요아침 독서모임’ ‘주니어 독서스쿨’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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