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가까이 늘고, 매출액은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70조원대를 회복했다. 반도체 부문은 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그 덕분에 나라 전체 반도체 수출도 1~2월 195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7.9% 증가하는 등 본격적인 업황 회복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웃도는 규모다. 실적 회복을 이끈 것은 반도체다. 감산의 기저 효과와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이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부문이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하반기 전망도 낙관적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증권 업계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3.9% 증가한 35조631억원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갈 길은 멀다. 미국과 일본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바탕으로 공격적 투자와 첨단 제품 양산을 예고하고 있다. 파운드리 1위 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 분발은 더 절실하다. 생성형 AI 개발·실행에 필요한 그래픽저장장치 시장의 80%를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고, 고대역폭메모리 개발에서도 한 걸음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2030년 AI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1650억달러로 2022년에 비해 8배 성장할 전망이다. 메모리를 넘어 진정한 반도체 1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첨단 반도체에 대한 투자와 제품 상용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은 국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경제의 버팀목이자 AI 시대 안보자산이라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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