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둘이서만 다녀온 첫 여행... 새삼 울컥했다

사사로운 고민들이 맴돌았다. 가서 도대체 뭘 하지. 가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지. 혹시나 여행을 하면서 '꼰대'처럼 굴면 어떻게 하나 등등. 전형으로 자기 영역을 수호하는데 방어기제의 날이 곤두서있는 인간의 고민이었다. 목적지는 다소 낯선 강릉이었다. '강릉 러버'이신 지인의 강력한 추천 덕분이었다. 출발 전부터 그는 '그냥 여기 갔다 이거 드시고, 저기 갔다 이거 드시고, 다음 날은 이렇게 하시면 후회 같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라고 코칭으로 깔끔하게 일정을 짜주셨다.

아이와 나의 대화 중 40%는 애니메이션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고등학교 때 봤던 만화인 가 아직도 하고 있어서 세대 간의 대화가 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최근에 알게 된 이야기, , 아이와 나 사이에 가장 든든한 이야깃거리인 로 수놓다 보니 어느새 횡성 휴게소에 도착해 있었다. 호텔에서 이라는 게임을 하며 땀을 흘리고, 저녁은 지인 추천으로 이라는 곳에서 생선 구이를, 자기 전에는 함께 영화 을 봤다. 이튿날에는 옹심이와 감자전을 먹고, 커피 한잔, 그리고 이라는 정말 환상적인 전시회를 봤다. 한 5년 내에 봤던 전시회 중 최고급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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