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 비싸짐.’ 이런 표현이 있다고 한다. ‘뼈 아픈 소리에 마음이 아프다’는 의미다. 2000원과 아픈 마음은 무슨 관계일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맥락이 있었다. 생략된 말은 치킨이다. ‘팩트폭행 당함-뼈 맞음-뼈가 없어짐-순살 됨-뼈보다 순살이 2000원 비쌈.’ 누군가 MZ 세대가 쓰는 신조어라며 친절하게 풀이해둔 게시물을 발견했다. 치킨과 순살 치킨의 차이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이런 표현을 두고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연구원인 저자는 언어가 ‘밈화’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책에는 온라인에서 쓰이는 무수히 많은 신조어가 나온다. 저자는 문해력 결핍에 대해 우려하는 성인들이 이 시대의 새로운 언어인 밈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묻는다. 문해력은 텍스트를 이해하는 능력이지만 ‘밈해력’은 시대를 이해하는 능력이다. 문해력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과거에 흔히 쓰이는 어휘를 요즘 세대가 이해하지 못한다며 혀를 찬다. 정말 그럴까.
취재를 해보니 문제가 간단치 않았다. 전문가들은 읽고 쓰는 경험에서 세대 간 격차가 커진 것은 맞지만 학생들이 읽고 쓰는 텍스트의 종류와 맥락도 상당히 달라졌다는 걸 강조했다. 그에 비해 학교에서 쓰는 텍스트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저자는 온라인에서 발화되는 언어를 분석하고 연구한다. 어떤 말의 언급량이 증가하는지 어떤 단어는 왜 더 이상 언급되지 않는지, 그에 함축된 사회적 의미를 밝혀낸다. 언어의 흐름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새로운 의미를 발굴한다. 시대를 읽는 언어감각을 꾸준히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하는데 신조어를 습득하고 달달 외라는 의미가 아니다. 혀를 차기보다 ‘건강한 민감함으로 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내가 사용하는 언어를 잘 보살필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의미다. 살아온 흔적이 얼굴에 드러나 관상이 되는 것처럼 우리가 쓰는 말의 온기는 ‘언상’이 된다. 말의 트렌드에 시대의 언상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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