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질 하나로 총살 확정... 검사도 교장도 못 비켜간 잔혹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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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질 하나로 총살 확정... 검사도 교장도 못 비켜간 잔혹한 죽음 여순사건 민간인학살 10.19사건 한국전쟁 윤태옥 기자

나에게 순천의 첫 인상은 밥상이었다. 학창시절 배낭여행을 하는데 순천에서 밑반찬이 떨어졌다. 식당에서 백반을 주문하고는 반찬을 싹 쓸어 반찬통에 담았더니 주인장이 웃으면서 다시 한 상을 넉넉하게 차려줬다.두 번째 순천은 30여 년이 훌쩍 지난 2013년이었다. 순천만 넓은 갯벌의 풍광에 취해 그 이후 매년 대여섯 차례 순천만에 머물렀다. 내게는 제2의 홈그라운드가 됐다. 세 번째 순천은 낯설었다. 한국전쟁과 여순 특별법을 상기하며 순천시가 설치한 열네 개의 여순10.19 표지들을 하나씩 찾아봤다. 그날 저녁 답사일기는 이랬다.

또 한 가지는 살벌한 숙군이었다. 당시 군내에서는 좌익 계열을 솎아내는 사상 검열과 숙청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제주4.3으로 인해 숙군의 칼날이 더 날카로워졌다. 4.3을 잔혹하게 토벌하자 제주 9연대의 사병 41명이 탈영하는 등 심하게 동요했다. 급기야 강경 토벌의 주역인 11연대장 박진경이 부하들에게 피살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숙군은 더욱 거칠어졌고, 10.19 직전 14연대 본부 하사관 김영만이 체포되면서 이곳의 남로당 조직은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소수 남로당 조직이 명분을 내세우고 사병들의 감정까지 파고들자 봉기는 폭발적이었다. 봉기군은 여수 경찰을 제압했고 여수 인민위원회가 재조직됐다. 이때 적지 않은 경찰과 우익계 인사들이 살해됐다. 이틀 만에 경찰관 59명, 의용경찰 20명, 의용소방대원 5명, 우익계 인사 10명, 기독교인 7명, 경찰관 가족 40명이 죽었다. 봉기군의 일부는 10월 20일 김지회의 지휘 아래 순천으로 진출했다. 순천에 주둔하던 14연대의 2개 중대가, 곧이어 광주 4연대의 1개 중대가 봉기군에 합류했다.

여수의 부역자 색출에서는 또 다른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다. 진압군이 국민학교 운동장에 주민들을 모아놓고는 부역 혐의자들을 그 사이로 걷게 했다. 누군가 손가락질 하면 그는 부역자로 확정됐다. 말없는 '손가락 총질'은 곧 총살이었다. 여수의 서초등학교와 중앙초등학 교의 정문 옆에 세워진 10.19 표지는 손가락 총질의 잔혹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여수의 만성리에서는 부역혐의자들을 해안에서 집단 총살하고는 시신더미에 불까지 질렀다. 뒤엉킨 채 타버린 시신들을 일일이 수습할 수 없어 한꺼번에 묻은 것이 형제묘이다. 송욱 여수여자중학교 교장이나 박찬길 순천지검 검사 등 지역유지들도 증거나 재판 없이 처형될 정도였다. 1949년 전남도청의 조사 결과 피해자는 1만1131명이었다. 실제 피해자는 그 이상일 것이다.

일제는 잠정징치도비법으로 군경 책임자에게 임진격살이라는, 재판 없는 즉결처형 권한을 부여했다. 잔인한 학살을 정당화시키며 무수한 생명을 땅바닥에 패대기쳤었다. 이승만 정부의 구호는 자유와 민주주의였지만 군경의 행동은 일제의 강압통치에서 습득한 거의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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