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되는 갈등의 시대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경제 통합, 낮은 인플레이션, 낮은 금리의 세계화 시대를 떠받치던 기둥들이 흔들리고 있다. 먼저 세계의 패권과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대결이 심화되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수출에 대해 관세 폭탄을 투하하여 무역전쟁을 개시했고, 중국에 대한 미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도 축소되었다. 세계 국내총생산 대비 국제무역의 비중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둔화되기 시작했다. 경제 블록화와 위안화 결제 확대로 국제 금융시장을 지배하던 달러체제도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많은 이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권위주의 국가들 사이의 갈등 심화와 세계경제의 분열을 우려한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작지 않다. 경제사가 애덤 투즈는 러시아가 세계경제와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이며, 세계경제의 단층은 미국 대 중국인데 블랙록은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해외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이전하는 리쇼어링 흐름은 보이지 않고, 국내 제조업 산출에 비해 해외의 제조업 중간재와 최종재 수입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결국 세계화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가 분분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여전히 개방과 세계화가 주는 경제적 이득이 기업과 국가를 움직이는 동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 여부가 갈등 심화의 관건이지만, 중국은 러시아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둘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최근 중국과 유럽연합의 무역은 증가했고, 중국은 EU와 투자협정이나 미국과의 무역관계 개선 논의를 발전시키고 있다. 불평등 관리하고 개방과 안보 조화시키는 세계화 냉전 종식 이후 세계화를 배경으로 선진국 소비자들은 값싼 소비재를 사용할 수 있었고 개도국의 빈곤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세계화는 국내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포퓰리즘 정치와 무역 갈등을 낳아 역풍을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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