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아주 조용히 보내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의미가 있을까, 이 모든 것이. 세상을 먼저 떠난 이들의 삶을 내가 일부 공유받고, 나의 삶을 그들이 일부 가져가서 우리는 마치 지상에서 영원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마음이에요.그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저로서는 저의 생일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겠는 마음이었습니다.생일 축하해, 라는 친구들의 연락에 고마워, 라고 말하기보다 잊지 않아줘서 고맙다는 마음으로 표현했습니다.선생님, 저는 요즘 어떤 날은 완전히 참사가 없었던 것처럼 깔끔히 잊고 지내다가 또 어떤 날은 선명하게 기억이 살아나는 그런 날들의 반복입니다.그러다가 오랜만에 생일 맞이 쇼핑을 하면서 '마음에 드는 신발을 찾았어. 신난다, 편하다' 하고 느꼈던 찰나, 이런 안락함이 순간적으로 죄의식으로 자리잡기도 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나의 생일 파티에 떠나간 그들을 초대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 내 곁에 있는 친구들에게 우리 이태원 가서 밥 먹지 않을래, 하고 제안했습니다. 착하고 마음이 고운 친구들은 흔쾌히 받아들였어요. 그렇게 저는 제가 간직한 특별한 기억과 마음을 존재하지 않는 이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친구들과 다같이 이태원을 찾았습니다.사람이 한참 많을 토요일 낮, 점심인데 아직도 세계음식거리는 사람들의 발걸음 끊겨 있었습니다. 세계음식거리는 당시 'I love Itaewon' 행사를 하던 기간이었어요. 'I love Itaewon'이 이렇게 애쓰는 문장으로 읽힐 줄이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돌아나오면서 술집 사장님이 이 문을 열어주셔서 내가 대피할 수 있었지.'이 좁은 거리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다 쓰러져있었던 걸까. 그들은 어떻게 차갑게 식어갔나. 누군가의 마지막을 한 명 한 명 보고싶은 마음과, 그날의 상황을 1초 단위로 하나하나 다 맞춰보고 싶은 마음.
상실의 아픔을 연대하면서 치유하려고 노력했던 생일 파티였습니다. 슬픔을 대하는 자세와 극복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확실한 건 이미 벌어진 아픔을 품고 계속 살아야 한다는 것이에요. 이런 의미로 나의 생일 파티에 글로 연결된 모든 사람을 초대합니다. 머나먼 자리에서, 머나먼 거리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거라고, 깊은 슬픔도, 깊은 공감도 필요 없다고. 각자의 삶의 모퉁이에서 살짝 보는 마음으로 바라봐 주시길, 그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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