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에다 사과를 넣으니, 이것도 반찬이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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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에다 사과를 넣으니, 이것도 반찬이 되네 부추 여름 채소 김준정 기자

부추를 사면 왜인지 쫓기는 기분이 든다. 2인 가족이 부추 한 단을 사서 버리지 않고 다 먹으려면 모든 요리에 '부추를 넣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야 한다. 부추전, 부추무침은 기본이고 된장찌개, 계란말이, 계란국에도 부추를 넣는다. 마침내 다 먹고 나면 아, 다 해치웠어, 하는 해방감이 밀려든다. 그 심리적 부담 때문에 당분간 부추를 사지 말자는 다짐을 할 정도다.

그랬는데 마트에 갔더니 부추가 두 단에 2990원이 아닌가. 두 단 정도 양이면, 이건 밥 대신 부추를 먹어야 하는 게 아닐까, 잠시 망설였지만 몸에 좋은 부추가 가격도 싼데 안 살 이유가 없어서 볏단을 지듯 이고 왔다. 그러고 보면 나는 살 것을 정하고 마트를 가기보다 그날 둘러보고 저렴한 걸 사는 것 같다. 충동구매는 맞는데, 사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해 사는 게 아니라 욕구가 없는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사는 거다.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번에 사야 돼'가 아니라 '다음에 사지 뭐, 오늘은 뭐가 있지?'하는 거다.

자연히 부추 요리를 많이 알게 되었다. 해본 것 중 가장 맛있었던 건 부추와 사과를 함께 넣고 액젓, 참기름, 고춧가루만 넣고 무친 거다. 식초, 설탕, 마늘을 넣지 않아 가볍게 부추향을 즐길 수 있었다. 부추를 먹다가 사과를 집어먹으면 달콤 상큼한데 의외로 반찬으로도 괜찮았다. 보기에도 세련된 요리 같았다. 이번에는 오이. 매번 두 개씩만 사던 오이가 가격이 내려 7개를 사 왔더니, 매 끼니에 오이반찬을 해야 했다. 고춧가루, 식초를 넣은 전통적인 오이무침만 하다가 최근에 새로운 레시피를 알게 되었다. 오이, 적양파, 깻잎에다 레몬즙, 홀크레인 머스터드, 간장을 넣고 무쳤는데, 상큼하면서도 이국적인 맛이 났다. 짜지 않아서 그냥 샐러드로 먹어도 손색이 없었다. 여름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채소를 싸게 살 수 있다는 거다. 오이 하나도 여름에는 더 아삭하고 수분을 잔뜩 머금고 있다.

문득 채소를 먹는 게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자나 가공식품은 쟁여두고 먹을 수 있지만, 채소는 금방 시들기 때문에 그때그때 사 와서 조리해야 한다. 시간은 물론 마음의 여유까지 필요하다. 어떻게든 버리지 않고 먹으려면 다양한 조리법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풍성하게 누리고 있다는 건 감각 같은 게 아닐까. 그리고 그 감각은 비싼 물건이나 어쩌다 가는 해외여행 덕분이 아니라, 매일 푸짐하게 차려내는 제철 음식이 차곡차곡 쌓여서 길러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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