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창덕궁을 매우 좋아한다. 낙선재의 화계에 꽃이 핀 장면을 보고 반해버린 어느 해인가부터는 꽃 필 시기를 헤아려 꽃을 보러 갔다. 이왕이면 엄마와 함께 보고 싶어서 부산에 계신 엄마가 타고 올 KTX 열차를 예매해서 보내드리고는 함께 봄꽃 구경을 하곤 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주말에 서울에 오실 수 있는지 물었다. 엄마는 요즘 무릎이 안 좋아져서 하루 3천보 이상 걷기 힘들다 하셨다. 많이 걷는 날은 밤에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나와 함께 봄꽃을 보며 걷다보면 분명 마음이 앞서서 무리를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부러 가볍게 말했다. 연세가 많은 엄마가 그냥 시간이 지난다고 다리가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다. 엄마는 수술을 하지 않고 버텨보려고 하셨다. 그러다 집안에서 걸어다니는 것도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 어느 날 결심을 하고 그렇게 수술을 했다. 수술 후 상태는 어떤지 묻는 나에게 엄마는 '꺾기'를 잘 하고 있다고 했다. 새로 집어넣은 무릎 관절을 구부려보는 동작을 말하는 것 같은데 '구부리기'나 '굽히기'가 아니라 '꺾기'라는 표현을 쓰는 게 낯설었다. 자연스럽게 되는 동작이 아니라 억지로 꺾으려고 부단히 애를 써야하는 고충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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