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를 하다 보면, 욕을 제법 많이 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욕을 아예 달고 사는 동료도 보게 된다. 아침마다 물건을 정리하며 어제 만난 진상 고객의 경험을 교회의 간증처럼 들려주며 한 문장에 최소 한 번 이상의 욕설을 내뱉는 동료도 있다. 작년 다른 곳으로 떠난 동료기사가 특히 그랬다.
사실 그렇다. 목사라는 직분상 함께 있을 때는 삼가지만, 배송 나가 혼자 일할 때는 나도 무심코 욕을 내뱉는다. 추임새처럼 말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때마다 스트레스가 제법 풀린다. 또 하나가 바로 숨 쉬는 것만큼 자연스럽게 나오는 찰진 욕설들이다. 그때 욕이 꼭 나쁜 게 아니라 자기 생각과 감정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 다른 단어로는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없다. 그 상황에서 가장 정확한 느낌은 딱 그 욕 밖에는 없다.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지금은 갖고 있지 않은 게 아쉽다. 우선, 성경에 이런 게 기록되었다는 것은 하나님도 내 사정을 알고 계신다는 증거로 더할 수 없이 큰 위로가 되었다. 죽도록 힘든 사정을 누군가 깊이 공감해 주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 더구나 그가 하나님이라면.
그래서 성경은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사사로이 보복하지 말고 하나님이 정당히 풀어주실 날을 기다리라고 한다. 오죽하면 하나님을 '복수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까지 한다.여러분은 인생의 위기를 어떻게 이겨내는가? 지난 연재에서 썼듯이 힘든 육체노동은 생각과 마음을 단순하게 비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한편 내 마음속에 켜켜이 쌓아둔 분노와 부정적 에너지는 어딘가 쏟아놓지 않으면 몸도, 영혼도 더 크게 병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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