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쩌우사 가인까촌 학살 생존자 팜떤응우옌과 응우옌티아가 지난달 6일 증언하고 있다. 곽진산 기자 리선섬은 떠오르는 베트남의 ‘힙한’ 여행지다. 떠나기 전 포털에서 확인한 일부 블로거들의 글은 극찬과 감탄 일색이었다. 지난달 7일 베트남 꽝응아이성 빈선현 빈쩌우사 사끼 항구에서 만석인 쾌속선을 타고 40분 만에 리선섬에 갔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어부들과 방문자들이 뒤섞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섬 안쪽에 들어가자 에메랄드빛이라는 말로도 모자랄 천혜의 바다 색감이 펼쳐졌다. 화산 활동이 빚은 절벽과 동굴은 광대하면서도 아늑했다. 이곳에서 수확했다는 마늘은 맥주 안주로 삼을 만큼 고소했다. 관광지가 아니라 작은 어촌에 온 듯한 느낌도 좋았다. 여행지로 알려져 2014년부터는 매일 1천여명이 찾는다는 이 섬에, 한때 한국군을 피해 도망친 ‘보트피플’이 정착했다는 사실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리선섬으로 미처 피하지 못해 한국군에 의해 학살당한 주민들이 있다는 사실 역시 마찬가지다.
집집마다 배가 있어 한국군이 마을을 지나간다는 소문이 나면 배를 타고 리선섬으로 가든지 바다 멀리 떠났다. 응우옌티아 가족은 배가 없었고, 배를 빌리지도 못했다. 아버지는 남베트남 군인으로 사이공에 가 있었다. 1967년 9월16일. 마을 언덕에 초소를 세우고 주둔하던 한국군이 마을로 내려와, 집 방공호에 숨어 있던 주민들을 바닷가로 모았다. 군인들은 총을 난사했고 응우옌티아의 외할머니, 어머니 보티즈엉, 언니 응우옌티미 등 21명이 죽었다. 7살이던 응우옌티아는 어머니 목을 끌어안고 매달렸다. 주검들 맨 밑에 깔려 다행히 살았지만 왼손을 다쳤다. 한참 지나 정신을 차려보니 밀물로 바다는 온통 핏빛이었다. 놀라 소리를 지르자 사람들이 달려왔다. 리선섬의 바다. 곽진산 기자 그때 달려간 사람 중 팜떤응우옌이 있었다. 12살이었던 그는 응우옌티아 가족과 주민들이 총격당하던 모습을 언덕 위 방공호에서 목격했고, 군이 물러간 뒤 구조와 주검 수습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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