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에도 힘을 못쓰던 코스피가 20일 2년 5개월만에 2800선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된데다 한국을 떠났던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여파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에서도 AI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다 미 경기 둔화 우려도 대두되고 있어 대외 변화에 취약한 코스피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가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대외여건이 개선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된 가운데, 증시를 이끌 외국인의 자금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유입되며 주가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대외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이달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조짐을 보이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다. 또,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AI랠리가 이어지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실제로 코스피가 부진했던 지난달 외국인은 1조1180억원 가량 순매도했지만, 이달엔 19일까지 4조8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달 12거래일 동안, 지난 11일을 제외하곤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인 날엔 코스피가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가 외국인의 수급에 크게 영향을 받은 셈이다.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최근 미 나스닥지수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AI쏠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같은 기간 크게 반등하지 못하는 등 산업 전방위에 대한 투심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AI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AI관련주는 물론 증시가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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