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요즘은 물가가 비싸져 외식 비용마저 만만치 않아 메뉴 고르기조차 쉽지가 않다. 매일 출근하고 일하는 것도 힘든데, 맛있는 걸 먹는 점심시간만이라도 즐겁고 또 좀 쉬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자영업 17년 차, 도시락배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매일 도시락을 싸서 고객들에게 배달한다. 그런데 주문할 때 고객들은 사장인 내게 도시락 메뉴조차 말하지 않는다. 그냥"도시락 5개 보내주세요"한다.
동네 안의 병원과 약국, 카센터 은행 작은 공장 등이 우리 단골들이다. 대부분 수년간 단골이고 10년 이상 서로 얼굴을 봐온 단골도 꽤 된다. 그러다 보니 단골들의 상황과 식성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 고객들도 역시 우리를 잘 알고 이해해 준다. 어쩌다 조금 늦어도 괜찮은 이유다. 밑반찬으로는 계란야채범벅과 돌김무침 그리고 칼슘 듬뿍 갈색 쥐치뼈볶음과 볼어묵볶음. 그리고 요즘 제철인 영양부추로 샐러드를 만들었다. 새콤달콤 양념장 만들어 살살 버무려주면 색감도 식감도 좋은 겉절이 반찬이 된다. 이제부터는 그림을 그릴 차례이다. 밥에는 기장 쌀을 섞어서 보슬보슬한 흰밥사이로 노란빛 구슬들을 심었다. 뽀얀 두부는 세 개를 가지런히 먼저 담고 붉은빛 김치볶음은 돼지고기가 보이도록 두부옆에 놓았다.
국은 근대를 넣은 된장국이다. 미리 받아놓은 쌀뜨물에 다시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먼저 내고 싱싱하고 푸릇한 근대를 넣어 한소끔 끓여주면 구수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가게가 맛있는 냄새로 가득하다. 최근에는 특별한 부탁도 받았다. 단골 중 한 분인 안경점 사장님께서 이웃에 장애우 부부가 산다며 따로 반찬을 보내주고 싶다고 하셨다. 아무리 아프거나 아무리 어려워도 밥은 챙겨 먹어야 하는데 그게 상황상 어려웠기에, 우연히 그분들 딱한 사정을 알고서는 내게 부탁을 하신 것이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OhmyNews_Korea - 🏆 16.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OhmyNews_Korea - 🏆 16.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yonhaptweet - 🏆 17.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OhmyNews_Korea - 🏆 16.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OhmyNews_Korea - 🏆 16.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OhmyNews_Korea - 🏆 16.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