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은 죄가 없다 ‘안 읽는 내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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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구독 인간은 갈피를 못 잡고 헤맨다. 펴 보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내 구독의 역사는 애초부터 ‘미룸’과 ‘휴지통’과 맞닿아 있었다.

기묘한 편리함 위에 오늘도 ‘구독’ 자신의 취향에 맞춤한 브랜드의 정기 구독 회원이 되고, 추천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정교한 구독 서비스에 깊이 빠져든 사람들. 구독서비스 제공자인 천다민씨도 다양한 구독을 하는 ‘구독인간’이다. 새벽 5시, 띠링 하고 알림이 온다. ‘뉴닉 레터’가 메일함에 도착하는 소리다. 나도 모르게 번쩍 눈을 떠 메일을 열어본다. 오타는 없는지, 전하려던 메시지는 잘 담겼는지 확인한다. 수십번을 훑어봐도 기어코 나오고 마는 오타는 다른 활자의 두세배 크기로 눈에 박힌다. 내가 쓴 레터이지만 마치 처음 보는 기분으로 읽고 나면, 사람들이 보낸 피드백을 체크한다. 뉴닉이 정리해 준 콘텐츠가 유익했다는 칭찬부터,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레터마다 1000명에서 5000명 가까운 ‘뉴니커’들이 응답한다. 그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다 보면 어느덧 아침 뉴스를 확인할 시간이 된다.

수십가지 이유로, 이렇게 저렇게 구독하게 된 레터들이 잔뜩이다. 어피티, 부딩, 뉴욕 타임스, 시엔엔, 모닝 브루가 저마다 이모티콘을 귀엽게 달고 좀 열어달라 아우성이다. 꾸준히 열어 본 메일은 안타깝게도 내가 발행에 참여하는 뉴닉 뉴스레터뿐. 휴지통에 넣기엔 어쩐지 읽지 않은 죄책감과 빵빵해 보이는 정보 때문에 아쉽고, 휴지통에 안 넣고 그대로 두자니 서운하다. 구몬 학습지를 타의로 구독하던 시절, 방석 아래부터 아파트 아래 풀숲과 화단, 책꽂이 뒤편까지 학습지를 한장씩 찢어 숨기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제 나이를 한참 더 먹어 구독한 것들을 풀숲에 숨겨두기는 머쓱한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그때와 비슷하게 아직 읽지 않은 이야기들이 잔뜩 밀린 채 휴지통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뉴닉 이미지 구독하며 자괴감 생기는 이유 누구에게 물어도 다들 비슷한 죄책감을 토로한다. “영어 공부하려고 외신 레터 잔뜩 구독해놨는데 볼 때마다 죄책감 들어. 해지하기는 좀 그렇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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