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면 세종보 천막농성장에 환한 조명이 켜진다. 한두리대교 교각 조명등이다. 빛이 교각 아래 물웅덩이를 비춘다. 그 빛은 다시 반사돼 교각 벽면에 물그림자를 비춘다. 웅덩이에서 소금쟁이가 움직이면, 교각 벽에서 파문이 일면서 잔잔한 빛의 물결이 인다. 교각과 빛과 물과 소금쟁이가 만드는 한편의 종합예술이다.
"우리가 생명의 자연스런 기쁨과 지혜를 잃어버린 이유는 그것을 무시하도록 세뇌되어 왔기 때문이다. ... 그 경험의 가치를 즐기기 위해 우리가 따로 뭔가를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아챘는가. 그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잠재력은 우리의 영혼과 몸속에 이미 내재되어 있다." 아이와 함께 설악산을 걷고 금강을 찾았던 이유는 바로 그런 세상에서 누군가는 다른 잠재력을 보여줘야 희망이 있다고 여겨서이다. 우리가 물떼새와 흰수마자의 이야기를 건네는 것은 생명을 무시하며 사는 삶이 결코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연을 파괴하며 진행해온 수많은 개발사업들이 과연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했는가 질문하면 아직 덜 개발했다는 답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끝이 없다.금강 천막농성장에서 버티는 이유는 아이가 설악산을 기억하듯이 이곳을 찾은 이들이 바로 눈 앞에 흐르는 강을 기억하게 하고 싶어서다. 강가에 조금만 앉아있어도 물떼새와 할미새가 종종걸음으로 산책하는 모습을 바로 코앞에서 본다. 이름을 물어보면 알려주고, 한 번 불러보면서 금강에게 말을 건다. 끝없이 발전해야 한다는 말, 더 개발해야 우리가 잘 살 수 있다는 환상을 끝낼 수 있는 길은 지금 생명의 이름을 불러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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