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 사람들이 긴 줄을 선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밤새 돗자리와 텐트를 치고 기다리다 매장문이 열리자마자 달려 들어가는 ‘오픈 런’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샤넬은 지난 1일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려 인기 가방이 하룻밤 새 942만원에서 1049만원이 됐다. 그래도 여전히 매장 앞엔 200~300명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말 그대로 명품의 힘이 뭔지 확실히 보여준다. 코로나19라는 보건·사회·경제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한국 사업부 매출은 26%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4% 증가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사람들이 많이 사기 때문이다. 샤넬로선 ‘사람들이 기다려서라도 사겠다는데 우리더러 어쩌란 거냐’고 할 만하다. 가격이란 게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오르는 게 당연하니 ‘원자잿값, 인건비 대비 그만큼 올린 게 정당한지’와는 별개로 샤넬의 인기를 감안하면 딱히 할 말이 없다.
실제로 사람들은 원하는 샤넬 제품을 사기 위해 하루 연차를 내고 새벽부터 줄을 서는 것을 어느 정도 그래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소셜미디어에는 사진과 함께 ‘오늘도 사람이 많네요’ ‘남편 동원해 대전까지 다녀와서 드디어 겟!’ 같은 글들이 많다. 어렵게 산 샤넬 포장 상자를 여는 순간을 담은 ‘언박싱’ 영상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고생했다, 축하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과정들은 일종의 ‘샤넬 문화’가 돼 버렸고, 동경하는 인기 아이돌이나 연예인처럼 우상화의 대상이 됐다. 단순히 부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심리를 노린 다른 명품들과 차별화하는 대목이다. 일반 브랜드들이 소비자 눈치를 보는 가격 인상조차 ‘곧 오를 테니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마케팅·홍보의 수단이 됐다. 샤넬은 이제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까지 나온다. 일단 줄서기. 샤넬은 제품 구매는 물론 수선을 받으려고 해도 매장 앞에 줄을 서서 대기번호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 이후에도 샤넬의 브랜드 경쟁력은 여전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한창일 무렵 겪었던 수차례의 가격 인상과 줄서기 현상이 훗날 샤넬을 떠올릴 때 어떤 이미지로 남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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