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요즘 깊은 고민에 빠진 것 같다. 국내적으로 부동산·소비 등 경제가 빨간 불이 켜졌다. 청년 실업률 통계 발표조차 중단했다. 지난달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나라 걱정하는 원로들의 쓴소리를 듣고 시 주석이 화를 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무엇보다 시 주석의 뒷머리를 짓누르는 최대 스트레스 요인은 미국의 대중 압박이다. 시 주석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3과 동아시아정상회의에 불참했고, 인도가 주최한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직접 대면을 피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심지어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하다. '전랑 외교'의 상징 인물이던 친강 외교부장이 스캔들 의혹 와중에 지난 7월 면직되고, 상대적으로 온건한 왕이 정치국원이 외교부장으로 복귀하면서 중국은 외교 전략을 다시 가다듬을 계기가 마련됐다. 한·미·일 협력 강화에다 북·러 밀착으로 신경이 곤두선 중국의 다음 행보가 그래서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중국의 미래는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 결과보다 중국 스스로 어떤 마음을 먹느냐가 더 근본적 변수일 것이다. 힘으로 기존 국제 질서를 뒤엎어 중국몽 실현에 집착하면 국제사회의 경계심만 키울 뿐이다. 예컨대 푸틴의 속삭임에 넘어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늪에 빠져들면 중국엔 백해무익이다. 위험천만한 김정은의 뒷배 역할을 다시 자처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그동안 쌓은 긍정적 자산까지 송두리째 날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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