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울할 이유가 없는데 왜 우울한 걸까?" 사범대를 나와 평범하게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삼십 대 여성. 그는 알 수 없는 우울감에 시달리다 정신과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취미로 만화를 그리고 있던 터라 그는 치료 과정을 카툰으로 그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주변 사람들에게 고백하기는 어려웠지만 만화로는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사람들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은 격한 공감과 응원을 보내왔다. 누군가는 이 외로운 싸움이"내 얘기 같다"고 했다.
사실 돌이켜보면 그 이전에도 증상은 있었어요. 잠을 못 자는 날도 많았고 생리 전 증후군 때 감정 기복도 정말 심했죠. 근데 전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이 아주 예외적인 사람들이 걸리는 질환이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외적인 조건을 봤을 때 하등 우울할 이유가 없는 저는 우울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가끔은 정도가 심했는데도요. 얼마나 심했냐면, 취준생 시절 새벽에 베란다에 나와 방충망에 매미처럼 매달려 있곤 했거든요. 방충망이 무게를 못 이겨서 내려앉으면 죽으려고요. 그땐 지금보다 6㎏이 덜 나갔는데 말라서 다행이었죠. 근데 더 큰 문제는 그 지경까지 갔는데도 병원을 찾거나 주변의 도움을 구할 생각을 안 했던 거였어요. 정신 병원의 이미지가 너무 무섭기도 했고, 그냥 제가 나약하고 모자라서 그런다고 생각하고 혼자 끙끙 앓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저에게 정말 미안하고, 그런데도 꾸역꾸역 버텨줘서 정말 고마워요. 저는 지금 살아 있어서 너무 좋거든요.
저는 그렇게 많이 안 나왔어요. 사실 많은 독자가 비용도 궁금해하셨어요. 엄청 비쌀 거라고 생각해서 못 가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제 경우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저는 3주 약 처방 + 15분 상담에 1만 5000원~1만 8000원 사이로 나왔어요. 일반 병원과 다르게 정신과에 대해서는 알려진 정보가 너무 부족한 게 사실인 것 같아요. 정보가 너무 없다 보니까 답답해서 메시지 보내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 정말 간절해 보였어요. 그리고 이건 지금도 하는 고민인데, 회사에 밝혀질까 봐 무서워요. 인간적인 면만 봤을 때 저는 제 회사 동료들을 신뢰하거든요. 제가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고 해서 그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어요. 근데 회사는 인간적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비용의 논리로 돌아가잖아요. 그 논리 앞에서 도태될까 봐 두려워요. 정신 질환이 아무래도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는 분명 핸디캡이잖아요. 그걸 극복할 만큼의 뛰어난 업무 능력을 제가 가지고 있지는 못해서요. 근데 이렇게 책을 내고 인터뷰를 하면, 비록 필명을 쓰고 얼굴 사진을 안 싣는다고 하더라도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라, 좀 불안한 마음이 있어요. 근데 그건 닥치면 생각해보려고요.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으니까. 제가 가진 대부분의 문제는 걱정을 미리, 사서 한다는 데 있었으니까. 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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