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어김 없이 3년 만에 신작 애니메이션을 들고 찾아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 2000~2010년대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을 호소다 마모루와 양분하다시피 하다가 최근 들어 비평과 흥행 면에서 모두 앞서가는 분위기다. 특히 화제성에선 비할 바가 없이 신카이 마코토가 월등히 앞서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이야기에 사회적인 메시지를 입히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리라.
영화는 다분히 일본적이다. 주인공인 16세 소녀 스즈메가 모종의 이유로 일본 동쪽 해안선 지역들을 여행하는데, 모두 실제로 대재앙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재난이 닥쳤던 곳이다. 일본인이 아니라면 지역뿐만 아니라 재난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신카이 마코토는 일본적이라고, 즉 특수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재난'은 누구에게든 언제 들이닥쳐 삶을 송두리째 바꿔 버릴지 모르니 말이다. 지극히 보편적인 일이다.일본 규슈의 미야자키, 16세 소녀 스즈메는 이모 타마키와 단둘이 산다. 12년 전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도호쿠 대지진으로 엄마를 잃고 홀로 된 스즈메를 타마키가 거둔 것이다. 어느 날 학교 가는 날 아침, 소타와 조우하는 스즈메는 근처에 폐허가 있냐고 물어보는 그에게 근처의 온천 폐허를 알려준다. 학교에 있다가 어느 순간 그녀의 눈에 폐허 쪽에서 솟아 오르는 불길이 보인다.
다이진의 저주로 스즈메의 어릴 적 유아 의자로 변해 버린 소타와 함께 다이진을 찾아, 미미즈를 막을 요량으로 여정을 떠나게 된 스즈메. 스즈메가 이모와 함께 살고 있는 미야자키에서 에히메, 에히메에서 고베, 고베에서 도쿄, 그리고 도쿄에서 스즈메의 고향 이와테까지 여정은 계속된다. 스즈메와 소타는 가는 곳마다 뭇 사람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다이진을 쫒는 한편 폐허에서 여지 없이 문을 열고 나오려는 미미즈를 막아야 한다. 과연 이 여정의 끝은?주지했듯 스즈메가 소타와 함께 단속하려는 문 너머는 저세상이다. 스즈메에게 그곳이 보이는 건 스즈메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이유, 12년 전 대지진에서 죽음에 한 발 걸쳤을 만큼 처절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스즈메의 절반 정도는, 스즈메의 어린 시절은 그곳에 머물러 돌아오지 못할 엄마를 애타게 찾으며 울고 있다.
스즈메가 얼떨결에 떠난 여행의 양상도 같은 결이다. 누구에게도 말 못하지만 반드시 실행에 옮겨 성공시켜야 누구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비밀을 간직한 채 다분히 이타적인 마음으로 고군분투를 이어 가니, 통과의례를 훌륭하게 치러 어른이 되고 또 진정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작품이 대단한 건, 신카이 마코토가 진정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스즈메의 여정이 그녀 자신의 변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상에도 크나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스즈메가 소타와 함께 얼결에 떠난 여정에서 그들은 미미즈라는 재앙이 저세상의 문을 열고 이 세상으로 나오지 않게 막는다. 미야자키, 에히메, 고베, 도쿄, 이와테까지 들여다보면 일본 역사에 남을 만한 크나큰 재난이 들이닥쳤던 지역들이다. 차례대로 2016년 구마모토 지진, 2020년 일본 서남부 폭우, 1995년 고베 대지진, 1923년 관동 대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까지 다분히 의도적으로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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