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온 아이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온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며 한눈에도 아름다운 별무리 사진을 찍어왔다. 엄마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선물이라며. 좀처럼 별을 볼 수 없는 대도시의 적막함과 대비를 이룬 산골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은 잊고 지내던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촉매제였다. 보고 있는 동안 깜깜했던 내 가슴에도 별 하나, 반짝 떠오르는 것 같았으므로.
꽤 폭이 넓은 물길을 훤히 내다볼 수 있는 곳에 텐트를 치고 서둘러 장비를 정비한 다음, 식사 준비를 했던 거 같다. 요즘에야 물만 부으면 되는 캠핑용 밀키트나, 간편식이 대세라지만 예전에야 어디 이런 것이 있었던가. 이고 지고 온 소중한 먹거리들 속엔 며칠 분의 쌀과 감자와 양파, 심지어 된장과 고추장까지 있었으니 그걸 메고 산길을 올라온 남자 선배들이 새삼 존경스러울 따름이었다.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콧수염을 길러 산적이라고 종종 불리던 선배의 불호령이 떨어진다.자취 경력 4년을 자랑하는 선배의 진두지휘 아래, 집에서 가져온 고추장을 풀고 감자를 듬뿍 넣은 다음 누군가의 어머니가 챙겨주신 돼지고기도 넣어 고추장찌개를 끓여 든든한 식사를 마쳤었다.
너무 젊은 나이에 하늘로 돌아간 선배는 자신의 유골을 지리산에 뿌려 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했다. 어쩌면 지리산의 밤하늘엔 유난히 순정했던 선배를 닮은 별 하나가 선배가 잘 치던 꽹과리의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여태 춤을 추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OhmyNews_Korea - 🏆 16.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Chosun - 🏆 22.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kyunghyang - 🏆 14.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KBSnews - 🏆 21.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kyunghyang - 🏆 14.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yonhaptweet - 🏆 17.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