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모르는 사람에게서 오는 메시지가 두렵다. 새로운 알림을 받을 때마다 혹시 욕설, 시비, 위협이 아닌지 신경이 곤두선다. 그따위 저열한 메시지 때문에 위축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두려움이 먼저 발동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정말 책이 출간되는 날짜에 맞춰서 그가 연락을 해왔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당당하게, 책을 한 권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공짜 책을 달라는 말이 반가울 리 없다는 걸 알아서인지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모임에 관해서 넌지시 알렸다. 모임에 내 책을 홍보하고 싶다나. 그는 다시 한번 내가 좋아할 만한 말로 책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문제의 모임에서 학회를 열게 됐으니 책 50권을 보내달라는 거다. 정확히는 학회가 열리는 날 내가 직접 와서 책을 전달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책을 소개할 시간이나 따로 발표할 기회를 주는 것도 아니면서 남자는 참으로 당당했다.그 일은 다행히 출판사에서 책을 몇 권 보내줌으로써 일단락됐다. 문제는 연락이었다. 시시콜콜하고 딱히 답하고 싶지 않은 문자 메시지가 계속 오고 답이 없으면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책 홍보에 적극적이었던 나, 내가 한 모든 행동을 후회했다. 결국 그의 번호를 차단했다.
보던 책을 잠시 덮고 스토킹, 협박, 성희롱을 걱정하지 않고 전화번호를 공개할 수 있는 삶을 상상했다. 아무런 걱정 없이 나를 드러내고 적극성을 무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삶을. 무엇보다 그들은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고도 자책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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