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현대가 작가들의 과거 작품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방식의 기획전을 처음 선보인다. 'Revive' 'Reevaluate' 등의 앞글자 R을 딴 '에디션 R' 프로젝트다. 미술관이 아닌 상업 갤러리에서 신작이 아닌 구작을 주인공으로 선보이는 전시는 매우 이례적이다. 갤러리현대는 중견이 된 전속 작가들의 신진 시절 초기 작품을 다시 짚어보면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함과 동시에 이들의 작품 세계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목표다.
에디션 R 프로젝트의 첫 전시로 김민정, 도윤희, 정주영 작가 3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전 '풍경'이 오는 4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모두 1960년대 태어난 작가로, 이들이 신진 작가 시절이었던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작업한 주요 회화 작품 총 18점을 소개한다. 세 작가가 각자의 표현 방식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던 초기 작업을 엿볼 수 있다. 작품은 현실에서 마주한 풍경부터 상상 속 풍경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3인의 사유와 표현은 서로 다르지만 '풍경의 재해석'이라는 하나의 궤로 연결된다. 수묵화적인 특징이 나타나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김민정 작가의 작품은 1991년 이탈리아로 떠나 밀라노 브레라국립미술원에 들어간 작가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현지에서 머물며 완성한 작업들이다. 김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서예를 통해 익숙하게 다뤄온 한지를 재료 삼아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초기 작업에서는 먹물과 수채 물감의 얼룩, 번짐 등 상호 작용에 관심을 뒀다. 이를 통해 동양철학과 불교적 접근에 기반해 머릿속을 완전히 비웠을 때 나타나는 자연의 풍경을 화폭 위에 풀어냈다. 이탈리아어로 제목을 붙인 작품 'La terra' 'Primavera' 'Eclisse' 등이 대표적이다.
도윤희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의 작업을 선보인다. 당시 그는 흑연 드로잉 위에 바니시를 반복적으로 칠해 부유하는 세포들이나 화석의 단면, 수증기의 움직임처럼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자연의 세계를 추상적으로 시각화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또 일기처럼 일상의 경험에서 받은 영감을 글로 남겼던 도 작가는 글과 그림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천국과 지상의 두 개의 침묵은 이어져 있다', '밤은 낮을 지운다' 등이 대표적이다. 도 작가는"내 작업은 세상과 현상, 사건 등 표면 뒤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산의 작가'로 통하는 정주영 작가는 1995~1997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유학하던 시기와 그 직후인 1990년대 후반 한국으로 돌아와 작업했던 회화 작품들을 내놨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와 정선이 이상향을 그린 풍경화의 일부를 확대하듯 대형 캔버스에 새롭게 재해석해 그린 그림으로 '김홍도, 가학정', '김홍도, 시중대', '정선, 인왕제색' 등이 대표적이다. 구상과 추상 사이의 미묘한 틈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발전시킨 당시 작업에 대해 정 작가는"김홍도와 정선의 산수화에 등장하는 산을 서양 회화의 소재로 재인식하게 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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