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조기 총선의 1차 투표 결과 이변은 없었다.RN은 이 기세를 몰아 2차 투표에서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해 총리를 배출, 직접 정부 운영에 나서겠다는 각오다.전격적인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결정하며 승부수를 던졌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 결과 참패가 예상돼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이날 1차 투표 이후 발표된 각종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RN은 좌파 정당들이 뭉친 신민중전선,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한 범여권 앙상블에 앞서 넉넉한 1위를 차지했다.IFOP의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RN은 34.2%를 얻어 240∼270석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입소스도 RN이 34%를 득표하는 걸로 예측했다.당시 RN은 31.5%를 득표해 여당 르네상스를 압도적인 표 차로 눌렀다.RN은 이번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의회 다수당을 차지해 총리를 배출하게 될 경우 이민 및 국경 통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바르델라 대표 역시 “프랑스에는 두 가지 길이 열려 있다. 파멸로 이어질 최악의 동맹이냐, 아니면 안보를 회복하고 일자리를 지킬 국민연합이냐”라며 “2차 투표는 5공화국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선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반 NFP 전선 구축을 촉구했다.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범여권은 90∼120석 또는 60∼90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총선에서 245석을 얻은 것에 비하면 반토막에도 못미친다.RN의 지지세를 지금 꺾지 않으면 2027년 대선에서 극우가 대권을 쥘 수 있다는 위기감에 던진 승부수였다.총선에서 RN이 다수당을 차지해 총리를 배출한 뒤 수권 능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2027년 대선을 넘보긴 어려울 거라는 판단도 깔렸다.
앞서 두 차례 RN의 마린 르펜 후보와 대선에서 맞붙었을 때 ‘극우만은 안 된다’며 자신에게 힘을 실어준 유권자들이 이번에도 극우 집권 현실화에 맞서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그는 재임 이후 여론의 강한 반대에도 지난해 초 연금 개혁을 밀어붙였다.고물가 상황에 임금은 제자리걸음이니 서민들 내에선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냐’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파리정치대학의 정치커뮤니케이션 필립 모로 쉐보레 교수는 최근 RMC 라디오에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초래한 장본인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프랑스에서 총리는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의회가 언제든지 내각 불신임을 표결할 수 있어 관례상 의회 다수당 출신 인물을 총리로 임명해 왔다.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다른 만큼 정책 노선과 방향의 차이로 인해 마크롱 대통령이 임기 내에 추진하려던 각종 개혁 정책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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