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게 되어도 천천히 헤어졌으면 사람 냄새 나는 동네와 계절감을 몸으로 느끼기 위해 지은 주택. 작년 늦은 봄이었다. 옛집의 일부를 털어내다 지붕을 떠받치는 2층 벽체의 구조가 불안정한 것을 뒤늦게 발견해 철거 범위를 넓히기로 하고 다시 공사를 시작하던 때였다. 매수계약을 맺어주었던 공인중개사에게서 축하 전화가 걸려왔다. 반가운 목소리로 “정말 잘되었다”고 거듭 축하하는데, 나는 멈춰 있던 현장이 다시 바쁘게 움직이는 걸 얘기하는 줄 알았다. “네. 감사합니다. 안전하고 튼튼하게 지어야죠. 소음 때문에 이웃들이 불편할까 그게 걱정이에요”라고 통화를 마무리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동네가 국토교통부의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되었는데 우리 집도 그 범위 안에 들어간 것이다. 쉽게 말해 아파트를 지어 올릴 수 있는 재건축 지역으로 정해졌다는 얘기다.
대기업 재벌 계열 건설사들의 다단계 하청을 통한 이윤 추구, 분양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여기저기 새어나가는 예산, 거기에다 아파트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굳건한 믿음이 더해져 만들어진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물가가 요동을 쳐도, 정권이 바뀌어도, 아니 하늘이 두 쪽 나도 아파트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 말이다. 과거에 아파트로 돈 버는 것을 경험했고 지금도 아파트는 비싸니 앞으로도 더 오를 거라는 믿음.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면 된다는 단순한 계산. 그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고도성장기는 다시 찾아오기 어렵고 과포화 상태인 주택 시장에서 공급은 이미 수요를 넘어섰다. 끊임없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건설사와 건설 경기 부흥을 통해서라도 지지율을 유지하려는 정부 여당이 맞잡은 손바닥 위에서 오로지 아파트만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이 춤추고 있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지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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