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명중 김헌용 교사가 지난달 15일 지팡이를 두드리며 학교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맞은편 거울에 비치고 있다. 그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장애인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털어놨다. 지난 12년 동안 보이지 않는 차별과 맞서온 그는 “이젠 장애인 교사의 존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장애인에게 학교의 벽은 높다. 교육부는 장애인 고용의무를 지키지 못할 때 납부하는 벌금을 공공부문에서 가장 많이 낸다. 지난해 장애인 교사를 뽑지 않아 낸 고용부담금이 385억원. 전체의 79%다. ‘교대·사범대에 지원하는 장애인이 없어서’ 교원 50여만명 중 장애 교원이 1%에 불과한 것일까. 장애인은 교사에 부적합하다는, 감히 누구를 가르치냐는 ‘장애인 차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김헌용 신명중 교사는 지난 12년간 학교 현장에서 이런 차별 구조에 맞서왔다. 학생들과의 만남은 기쁨이었지만, 장애인이 교사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설득하고 얻어내야 하는 것 투성이었다.- 왜 선생님이었나.
시각장애인 선생님이 가르치는 수업 광경을 쉬이 떠올리는 이는 드물 것이다. 김 교사가 있는 5층 교실에 학생들이 찾아와 지정석에 앉는다. 자리 배치를 외우고 목소리에 익숙해지면 아이들과 교감하기가 어렵지는 않다. 교단에는 점자 영어 교과서가 놓여 있다. 그가 메고 다니는 작은 가방은 점자정보단말기 ‘한소네’. 수업에 쓸 자료를 단말기에 입력한 뒤 버튼을 조작하면 텍스트가 점자로 바뀐다. 근로지원인이 김 교사와 호흡을 맞춰 자료 배부나 출석 관리 등 보조 역할을 한다. 이런 체계가 저절로 갖춰진 것은 아니었다.“수업 준비 과정은 비장애인 교원과 다를 게 없다. 문제는 학교와 교육청에서도 장애 교사는 처음이었고, 나도 수업은 처음이었다. 점자책이 없어 복지관에 맡겨 일일이 준비해야 했고, 점자단말기도 대학 때 대여받아 쓰던 걸 무단 연장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공무원에게 근로지원과 보조기기를 제공하도록 올 초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교재 준비와 기기 대여로 학기 초가 다 지나갔다.
장애교육의 화두는 통합교육이다.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 학교에서 장애 유형, 정도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함께 교육받는 것을 의미한다.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만들어지면서 물리적 통합은 이뤄졌지만, 따돌림이나 배제 같은 보이지 않는 벽은 여전하다. 입시 위주인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통합’은 어려워진다.”“장애인을 한 공간 안에 두는 것만으로 통합이 이뤄질 수 없다. 통합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수행평가나 프로젝트에 장애학생도 함께할 방법이 필요하다.”“공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가치는 인권이다. 인권이 무너지는데 공정을 외쳐봤자 무슨 소용인가. 장애학생들은 공정을 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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