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숨의 기록](하)운좋게 살아남았지만…순탄치 않은 ‘버려진 아이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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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법적 처벌을 받으면 ‘사건’은 끝난다. 하지만 남겨진 아이의 삶은 계속된다. 제도적 허점과 사회의 무관심 등 여러 벽이 아이의 남은 날들을 가로막는다.

“갓난아이를 길거리에 유기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영아 유기 혐의로 친모인 A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여기까지가 비극적인 사건의 알려진 이야기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하고도 보름이 지났다. ‘생명에 지장 없는 상태’라던 아이는 어떻게 됐을까. 겨우 목숨을 구한 아이는 잘 살고 있을까. 아이는 발견된 직후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퇴원 후 일시보호시설에서 지낸다. 다행히 급한 조치는 취해졌지만, 아이는 아직 이름도 없다. 출생등록을 못했다. A씨가 병원이 아닌 상가 화장실에서 홀로 출산한 탓에 친모임을 입증하는 DNA 검사부터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까스로 살아났지만 법적으론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 아이다. 두살배기 도윤은 지난 2월 강원도 한 아동보호시설로 보내졌다. 친모는 지난해 12월 직장 동료에게 도윤이를 맡긴 뒤 잠적했다. 시설에 왔을 때 아이는 한 달 내내 식사를 꺼렸다. 당시 도윤이의 작은 어금니는 거의 다 썩어 있었다. 언어 표현이 안 되지만 통증 탓에 식사를 거부할 가능성이 컸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도윤이의 치아 위생관리가 오랫동안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방임’을 겪었다고 판단했다. 도윤이를 급히 치과에 데려갔으나 진료 접수부터 막혔다. 도윤이는 주민등록번호가 말소된 상태였다.

도윤이는 발달상 가장 중요한 시기를 흘려보내고 있다. 입소 당시부터 또래에 비해 언어구사 능력이 뒤처진 상태였다. 비교적 말 배우기 좋은 환경인 어린이집에 보내려 해도 주민등록번호가 없다보니 쉽지 않다. 도윤이를 돌보는 시설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이 답답할 따름이다. 지난 5월부터 시설이 자체 비용으로 진행하는 언어치료 프로그램에 주 1회씩 참여하며 간단한 의사소통만 가능해졌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 7월 검찰에 도윤이의 출생등록을 요청했다. 도윤이처럼 친모의 출생등록이 어려운 경우 검사 직권으로 출생등록을 할 수 있다. 서연이는 기관 소명이 없었다면 ‘피해 아동’으로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그동안 학대를 목격한 아이의 보호 여부와 미래는 사건을 다루는 담당자의 인식 수준에 달려 있었다. 학대당한 아동의 형제가 피해 아동으로 분류되려면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다는 것을 입증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보호대상 아동 범위에 형제와 동거 아동까지 포함하는 개정 아동학대처벌법은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서연이를 맡은 기관 관계자는 “서연이도 아동학대를 당한 것인데, 사법기관에서는 피해 아동이 아니라고 본 것”이라며 “학대 사건에 대한 인식이 사건을 다루는 기관마다 달라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2016년 3월2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등 42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모여 ‘정부, 아동학대 막을 공적 개입 강화하라’는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서연이의 친모는 형량이 높은 징역형이 확정됐다. 120시간 아동학대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내려졌다. 아이와는 분리됐다. 앞으로 서연이만 잘 자라준다면, 이 사건은 끝나는 걸까. 엄벌에만 초점을 맞추면 숱한 아동학대 사건 중 비교적 ‘바람직하게 해결된’ 사건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학대 행위자 처벌을 넘어 더 중요한 과제가 남았다고 말한다. 학대 행위자 엄벌만으로는 가정에서 되풀이되는 학대의 굴레를 끊기 어렵다. 학대 신고로 수차례 조사를 받은 가정, 학대 전력으로 처벌받은 가정에서도 학대는 빈번하게 재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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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프다.....사각지대는 끝내 사각지대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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