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혜의 마음 읽기] 최고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지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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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물질 숭배, 힘에 대한 찬사, 강한 자기주장 등이 엿보인다. 선택에 대한 강한 자기주장은 취향이란 말로 표현되지만, 취향은 다른 한편 판단이고 배제이고 상처다. 우리는 자신이 세상을 측량하는 쪽에 서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런 우리를 관찰하는 사람이 더 많다. - 이은혜의 마음 읽기,마르그리트 뒤라스,체호프,물질 숭배

우리는 언젠가부터 가족과 친구에게 홈쇼핑 쇼 호스트 같은 말을 한다. “백화점에 가서 최고 좋은 부위만 사와서 끓인 고깃국이야.” “이거 왕에게 진상했던 지리산 고종시예요.” “그 뮤지엄 일본 건축가가 지은 건데 빛을 예술적으로 다뤘어요. 아직도 안 가봤어요?”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니 최상의 식재료만 쓰고, 내 감식안에 걸맞은 작품 전시나 건축물을 관람한다. 애호가들은 보통 자기 관점을 신뢰하며, 아는 것도 많고 달변이다. 늘 부족한 것은 시간이어서 자신이 보기에 값어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만 마주하려 한다. 이런 부류를 보면 이내 지루해진다. 그래서 체호프 소설에 나오는 어설픈 관리나 손더스 작품에 나오는 하자 많은 인물들을 읽으며 날것의 삶을 목격하고 싶어진다.최고를 쫓는 사람들의 부지런함은 왜 따분함을 줄까. 인풋이 좋다고 해서 아웃풋도 좋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눈코입으로 들어간 최상품들은 삶의 품격이나 인간성과 인과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

세련됨이란 뭘까?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당대의 누보로망 작가들을 비판의 시선으로 봤는데, 그들이 전후 세계에 참여적으로 뛰어들기보다 그로부터 맺힌 과실만 따먹으며 형식상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귀족적 취향과 엄격함을 가진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그런 점에서 뒤라스에게는 못마땅한 작가였고 둘은 서로에게 적대적이었다. 무너져가는 삶의 절망을 아름답게 그린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의 작품 ‘알리바바’는 겉모습은 그럴듯하나 술에 절어 사는 남자와, 돈 많은 남자가 자신을 구원해주길 바라는 별 볼 일 없는 여자의 하룻밤 만남을 담고 있다. 이런 인물들을 읽는 경험은 값지다. 최고는 아니지만 상처에서 비롯되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들의 ‘에고’는 강하지 않아 천천히 그 주변에 근접하도록 만든다. 그들은 대상화되거나 소유되지 않고 오래 곁에 머문다. 이런 미학을 구현한 작가의 관찰과 묘사는 서사의 질주 속에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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