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과 돌봄노동자, 농민, 노점상인들이 함께 추진한 이른바 ‘코로나19 민생3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이 지난 20일 기준으로 50,000명의 동의에 이르면서 모두 성사되었다. 민생3법은 돌봄정책기본법과 농민기본법, 노점상생계보호법을 말한다.
돌봄정책기본법은 돌봄노동이 사회적 필수노동으로 자리잡으면서 국가의 책임과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배경에서 추진됐다. 돌봄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최저임금 130% 수준의 돌봄임금 실현 같은 근로조건 개선과 노정교섭 보장 등의 제도적 보완을 담고 있다.‘민생3법’ 가운데 마지막으로 동의자 5만명에 이른 노점상생계보호법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노점상인들에게 불법이라는 딱지를 떼고 세법이 규정하는 의무를 지우면서 법적 지위를 보장해주자는 취지다. 각 법안은 주요 민생영역에 대한 국가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국제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닥친 팬데믹으로 특히 노동자·농민·빈민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없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개인의 책임으로 기울어 있던 정책적 한계로 인해 임시방편에 그칠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공적 책임을 무한 강화하는 대전환이 없고서는 위기 극복은 요원한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요구를 드러낸 것이 바로 ‘민생3법’ 청원인 셈이다.
세 가지 법안 청원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한때 5만명 달성 여부가 불투명한 적도 있었지만 절박한 민심이 반영되어 법안 모두가 국회 심의의 요소를 갖추게 되었다. 이제는 국회가 책임질 때다. 소관 상임부서로 회부된 법안들이 허투루 다뤄지지 않고 제때 제정되는 길을 열 수 있도록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나라 정책의 골간을 새로 짜고 당면한 민생 위기를 정치력으로 해결할 대선이 임박했는데도 비호감 대선이라고 지칭될 만큼 정책이 실종되고 있는 마당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지난 국가보안법 사례처럼 국민의 열망을 담아 성사된 국민동의청원이 정치적 셈법 때문에 그 심사가 무한히 미뤄져서도 안 될 일이다. 국회가 방치해 온 민생 해결책을 역동적인 국민들의 행동으로 만들었다. 이번에는 국회가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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