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육군 성폭행 피해자들, 타 부대로 옮겼지만 또 성희롱 당해

지난해 6월 육군에서 상관으로부터 성폭행·성추행을 당한 여군들이 피해 전후로 또 다른 성범죄...

육군 성폭행 피해자들, 타 부대로 옮겼지만 또 성희롱 당해 - 경향신문

2022-01-18 오전 1:30:00

지난해 6월 육군에서 상관으로부터 성폭행·성추행을 당한 여군들이 피해 전후로 또 다른 성범죄에 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6월 육군에서 상관으로부터 성폭행·성추행을 당한 여군들이 피해 전후로 또 다른 성범죄...

지난해 6월 육군에서 상관으로부터 성폭행·성추행을 당한 여군들이 피해 전후로 또 다른 성범죄에 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 여군들은 성폭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타 부대로 전출됐는데, 전출된 이후에도 성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17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군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육군의 한 보병사단 소속 강모 소령은 지난해 6월17일 여군 A씨를 성폭행했다. 이후 25일 강 소령은 “상담을 해주겠다”며 A씨와 다른 여군 B씨를 집으로 불러들인 뒤 강제로 성추행했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강 소령은 범행 당시 정신을 잃은 A씨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검찰은 “죄질이 나쁘다”며 강 소령을 같은 해 8월 구속기소했다.

▶[관련기사]공군 성추행 사망으로 비상 걸린 작년 6월, 육군서는 버젓이 성범죄■성폭행당해 전출 갔더니 또 성희롱...안전지대는 없었다A씨의 악몽은 강 소령이 구속된 이후에도 끝나지 않았다. A씨가 지휘부에 신고한 진술서에 따르면 A씨는 성폭행 피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은 뒤 지난 달 8일 타 부대로 전출됐다. A씨가 새 부대에 전입한 지 13일만인 지난 달 21일, 직속 상관 C소령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했다. 지난 2일 술자리에서는 “부부관계를 안 한 지 꽤 됐다” “나도 남자니까 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했다.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한 지 6개월만에 새로 간 부대에서도 성희롱을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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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지난해 6월 육군에서 상관으로부터 성폭행·성추행을 당한 여군들이 피해 전후로 또 다른 성범죄에 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 여군들은 성폭력 사건이 터질 때마다 타 부대로 전출됐는데, 전출된 이후에도 성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17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군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육군의 한 보병사단 소속 강모 소령은 지난해 6월17일 여군 A씨를 성폭행했다. 이후 25일 강 소령은 “상담을 해주겠다”며 A씨와 다른 여군 B씨를 집으로 불러들인 뒤 강제로 성추행했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강 소령은 범행 당시 정신을 잃은 A씨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검찰은 “죄질이 나쁘다”며 강 소령을 같은 해 8월 구속기소했다. ▶[관련기사]공군 성추행 사망으로 비상 걸린 작년 6월, 육군서는 버젓이 성범죄 ■성폭행당해 전출 갔더니 또 성희롱...안전지대는 없었다 A씨의 악몽은 강 소령이 구속된 이후에도 끝나지 않았다. A씨가 지휘부에 신고한 진술서에 따르면 A씨는 성폭행 피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은 뒤 지난 달 8일 타 부대로 전출됐다. A씨가 새 부대에 전입한 지 13일만인 지난 달 21일, 직속 상관 C소령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했다. 지난 2일 술자리에서는 “부부관계를 안 한 지 꽤 됐다” “나도 남자니까 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했다.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한 지 6개월만에 새로 간 부대에서도 성희롱을 당한 것이다. A씨는 C소령의 말을 듣고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기분”이라고 했다. A씨는 진술서에서 “C소령은 제 성폭력 사건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쉽게 보아 성희롱적인 언행을 했다”며 “이전 피해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며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 14일 C소령의 성희롱 가해 사실을 지휘관에게 신고했다. C소령은 현재 A씨로부터 분리된 상태다. A씨는 지난 1년 간 성폭력·성추행·성희롱을 모두 당했다. 그렇지만 마음대로 전역할 수도 없는 처지다. A씨는 현재 의무복무 중이다. 의무복무 기간에 전역하려면 현역 부적합심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 A씨는 “현역부적심으로 전역하게 되면 꼬리표가 붙을 뿐만 아니라 돈도 물어내야 한다고 들었다”면서 “꿈꿔왔던 여군이 됐는데 군생활이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고 말했다. ■“성희롱 피해 말했다가 부당 전출됐다”...가해자는 징계도 없어 B씨 역시 군의 연쇄적 성폭력의 피해자다. B씨는 2020년 11월 부대 행정보급관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 당시 행보관은 B중사의 외모를 평가하고, B중사가 이혼한 사실이 알려지자 “오늘부로 아가씨 된 거냐” “애 아빠는 언제 만들어줄 거냐”라고 했다. B씨는 이 사실을 양성평등상담관과 부대 주임원사에게 보고했다. B씨가 양성평등상담관에게 제출한 피해 진술서에 따르면, 이미 상관의 가혹행위와 성희롱으로 2018년 한 차례 전역한 터라 부담을 느낀 B씨는 “추가 피해가 있을 때까지 사단장에게 보고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의사와 달리 B씨의 피해 사실은 사단장에게 보고됐다. 사단장은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도 가해자에게 적절한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당시 해당 부대 소속 양성평등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사단장 명령으로 가해자와 지휘관인 대대장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지시됐다”며 “징계는 별도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 사실이 보고된 뒤 전출된 것은 B씨였다. 사단장은 “일·가정 양립제도에 선발됐다”며 B씨에게 타 부대로 전출할 것을 제안했다. 숙소와 보직조차 정해지지 않은 채 새 부대로 전출한 B씨는 정돈되지 않은 컨테이너에서 한 달을 대기했다. B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가해자는 지금도 그 부대에서 일하고 있는데 왜 피해자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괴롭고 힘들에서 차라리 이전 부대로 보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부대에 적응해갈 무렵, B씨는 지난해 6월 강 소령에게 성추행당했다. 성추행 피해 이후 B씨는 성고충 상담관으로부터도 “당신 죽으면 밥줄 끊긴다”는 말을 듣는 등 2차 피해를 입었다. ▶[관련기사]군 성고충상담관, 성추행 피해자에 “당신 죽으면 내 밥줄 끊겨” 2차 가해 군 양성평등상담관 출신 박모 활동가는 “군에서 성폭력 사건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건 지휘관들이 하급자에 대한 절대적인 인사평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피해자들이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한 마디로 할 수 있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휘관들이 비교적 임무수행에 미숙한 하급자보다 숙련된 상급자를 부대에 남기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