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의 구체적인 어린이] 가진 게 없지만 괜찮아지는, 절망은 사라지고 희망은 멈추는…어린이의 ‘작고 가난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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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작다. 그래서인지 아동문학은 작은 캐릭터들과 그들의 작은 세계를 종종 그린다. 옛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요정과 소인과 작은 생명체가 등장하고, 그들의 세계에 돋보기를 대고 조심히 들여다본다.

욕망의 크기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가 소인국에 간 걸리버처럼, 작은 어린이가 더 작은 이들의 세계를 만난다. 어린이가 발견하는 작은 세계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그 세계는 어린이에게 어떤 의미일까.가난해도 괜찮은 세계

가난한 살림살이도 닐스의 방에서는 넉넉해졌다. 작은 세계는 가난해도 괜찮은 세계였다. 땔감과 음식이 아주 조금만 있어도 충분했기에 대단한 부자나 능력자가 아닌 여섯 살 베르틸도 얼마든지 그 세계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었다. 엄지만 한 소년이 존재하고, 몸집이 자유자재로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 세계는 판타지의 세계이다. 그런데 이 판타지 세계에서 무엇보다 가장 멋지고 놀라운 판타지는 아무리 작고, 가진 게 없어도 괜찮아지는 세상이라는 데 있는 듯하다. ‘바로우어즈’는 이름과 달리, 인간의 물건을 빌리지 않고 훔치며 살아가지만 무척이나 당당하다. “버터가 빵을 위해 있는 것처럼, 잉간들은 빌리는 사람들을 위해 있는 거”라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그들의 이름이 엄연히 ‘바로우어즈’이듯 이 동화에서 비판받는 건 인간이다. 인간은 바로우어즈를 잡아 해치려는 빌런으로 등장한다. ‘엄지소년 닐스’에서 베르틸이 하듯 베푸는 일 따위는 없다. 작은 세계는 가난해도 금세 풍요로워질 수 있는 세계인데 그걸 모르고 빵 부스러기조차 나누지 않는다.의 소인은 옛이야기 요정과 달리 목숨을 지키기 위해 숨어 지내야 했던 사람들, 겨우 연명하며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에서 탄생했다. 와 ‘엄지 소년 닐스’의 소인은 모두 가난하다. 닐스는 바닥이 너무 차가워서 얼어 죽지 않으려면 자다가도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방 안을 뛰어다녀야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 세계는 우리 세계의 아주 작은 사물의 이동만으로 충만해질 수 있었다.

얼마 지나 외갓집을 다시 찾은 벤은 액자 뒤에 적힌 단어인 ‘치키티토’가 아주아주 작다는 뜻의 스페인어이고, ‘치와와’는 그 개가 생겨난 도시이자 개의 품종명이란 걸 알게 된다. 할아버지가 벤에게 미안해하며, 기대했던 품종을 묻자 벤은 사실대로 보르조이, 아이리쉬 울프하운드, 마스티프 같은 대형 견종을 대답한다.“작은 개 한 마리도 키울 형편이 안 되는 걸요.”“제일 작은 품종 가운데 제일 작은 개도 안 될 거예요.”“눈을 감아야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은 개도 안 될 거예요.”큰 개는 물론이고 아주 작은 개도 기를 수 없다고 되풀이하는 벤에게서 간절함에 비례하는 깊은 체념과 슬픔이 배어난다. 벤에게는 작은 개조차 기를 능력이 없다. 단지 벤의 집안 형편이 빠듯해서가 아니라 벤이 어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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