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의 어린이 가까이]말썽도 장난도 아닙니다…‘불편·답답’ 극복하려는 삶의 행동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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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이가 ‘작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곤 한다. 독서교실에 새로 들인 화분이나 장식품을 보려고 어린이들이 까치발을 할 때 그렇다. 나름 신경을 써서 배치하는데도 제일 작은 어린이 기준에는 못 미칠 때가 있는 것이다.

마스크 사러 줄 선 아이에게 “살 수 있나” 어떤 할아버지의 뜻밖 물음어느 휴일 저녁, 세준이 어머님이 연락을 주셨다. 세준이와 사촌동생들을 데리고 딸기농장 체험을 다녀오는 길이라며, 아이들이 직접 딴 딸기를 나눠 드리고 싶어하는데 잠깐 들러도 되겠느냐는 말씀이었다. 세준이 사촌들은 나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아서 오며가며 본 적이 있었다. 어린이들의 깜짝 방문도, 신선한 딸기도 당연히 환영이었다.

여행지 관광 안내소 직원에게 엄마 아빠가 지도며 상품 할인 쿠폰 등을 받고 이런저런 안내를 받는 동안 데스크 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싶어서 기를 쓰는 어린이를 본 적이 있다. 불편한 자세로 딱 붙어 서서는 “그게 뭐야?” “어디로 가래?” “나도 볼래”. 계속해서 질문과 의견을 쏟아냈다. 그전 같았으면 ‘어린이들은 밖에 나오면 말을 더 안 듣는다더니, 정말 보채는구나’ 하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때는 저 어린이가 얼마나 불편할까 싶었다. 여행을 와서 들뜨고 이것저것 궁금한 것은 나나 어린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요한 정보가 오가는 대화에 참여하기는커녕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제대로 볼 수조차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독서교실에 강아지 달력을 들여놓으면서 제일 작은 어린이에게도 잘 보이는지 확인하려고 쪼그리고 앉아본 적이 있다. 이른바 ‘눈높이’를 맞춰보려던 것이다. 그러면 어린이의 시야를 경험해볼 수 있으리라 내심 기대했는데, 주변 환경이 영 어색하게 느껴졌다. 키가 작다고 해도 사물이 그런 식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 같았다. 왜 그럴까? 나와 어린이는 키만 다른 게 아니라 공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어른의 척도가 이렇게 다른데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는 몸집이 커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볼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그동안 이런 생각을 안 해봤을까? 어른이 되고서 “크니까 좋구나. 속이 다 후련하다!” 했을 법도 한데. 일단은 내가 천천히 자랐기 때문이다. 날마다 조금씩, 거의 느껴지지 않는 속도로 자라면서 어른들 중심의 세상에 적응해왔을 것이다. 덕분에 멀미를 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어린 시절에 얼마나 불편했는지도 까맣게 잊고 말았다.부끄럽지만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 한 가지 더 있었다. 그동안 나는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격차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그런 영역이 얼마나 많을까? 어린이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여러 소수자들에 대해 내가 얼마나 무지하고 둔감했는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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